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FP·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FP·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란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에 강경한 대응 태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종전 협상대표를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현재의 휘발유 가격을 즐기라. 봉쇄가 시행되면 (갤런당) 4~5달러짜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이라며 전쟁 장기화가 미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언급과 관련해 자신의 X 계정에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지도를 게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료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대부분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4월 들어 갤런(약 3.78L)당 4달러(약 6000원)를 넘어섰다. 갤런당 4달러는 미국인들이 고물가를 피부로 느껴 소비 행태를 바꾸는 등 심리적 기준선으로 인식된다.

이란 전쟁 직전인 2월까지만 해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를 넘지 않았으며, 지난 1년간 갤런당 3.25달러를 넘은 적도 없다.

미군의 봉쇄조치는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11시부터 단행된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근거해 이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봉쇄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내의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하고 이란 항구 및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진행된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11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깨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내놓은 새로운 압박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협상 종료 후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오거나 나가려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며 “해군에 국제 수역에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선박을 수색하고 막으라고도 지시했다. 이란에 불법적인 통행료를 낸 선박은 공해상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엄포에 이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회담 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위협의 언어는 이란에 통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압박 속에서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또 “당신들이 전쟁을 하려고 하면 우리도 싸울 것이고 당신들이 논리를 가지고 나오면 우리도 논리적으로 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결단력을 다시 한번 시험해보라. 그러면 (당신에게) 더 큰 교훈을 가르쳐주겠다”고도 말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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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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