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법률 4건이 올해 1분기 개정된 가운데,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 형법(낙태죄)과 일몰 후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26건은 여전히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헌재의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법령 미개정 현황 통계’에 따르면, 헌재는 1988년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619개 법령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중 593건(95.8%)의 법령이 개정됐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대부분(82.1%)이 법령개정 시한을 명시하고 있으며, 평균 약 1년 5개월의 개정시한을 줬다고 밝혔다. 입법이 완료된 헌법불합치 법령의 평균 개정 기간은 약 1년 6개월로, 절반 이상(56.6%)은 헌재의 개정 시한을 준수해 입법이 이뤄졌다.
반면 약 43%는 개정 시한을 도과해 개정되면서 입법 공백이 발생했다. 이 경우 평균 개정 기간 약 3년 3개월로, 전체 평균 개정시한보다 약 10개월의 입법 공백이 있었다. 개정까지 최장시간이 소요된 국민투표법은 개정시한을 10년 이상 넘겨 지난달 개정을 마쳤다. 미개정된 법령 중 개정 시한이 2010년 6월 30일이었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15년 9개월 이상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시한이 없이 헌법불합치 결정된 법령조항 중에서는 약사법(법인약국 설립 제한 위헌)이 결정일인 2002년 9월 19일로부터 23년 6개월 이상 지난 현재까지 후속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이 지난달 완료됐다. 개정법은 지난 2024년 헌재 결정 취지를 반영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뿐만 아니라 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는 등의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해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2022년 헌법불합치 결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은 지난 2월 개정을 마쳤다. 개정 법률은 대통령 관저 및 국회의장 공관 등 인근 집회의 전면적·일률적 금지 대신 예외적으로 옥외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해 집회의 자유를 확대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에도 지난 2월 국가배상 소멸시효 특례규정이 신설됐다. 이번 개정으로 소멸시효를 이유로 소송에 이르지 못한 진실규명 결정 사건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018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에 대한 후속 입법이다.
이후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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