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월에 이어 3월에도 미국을 방문하자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게 (이재명) 대통령 방식의 차기 주자군 육성 프로그램 일환이구나 저는 그렇게 해석했다”라고 했다.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은 몰라도 총리가 단독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김 총리가 50여 일 만에 두 차례나 미국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첫 번째 방문 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두 번째는 J D 밴스 부통령을 만나 한미 간 긴밀한 협의 채널을 약속했다.
역대 정권에서 야당 총재·대표나 여당의 유력 주자들은 미국을 한 번은 방문한 적이 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에 미국을 방문해 미 의회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눈도장을 찍는 관례가 있다. 한미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한국의 대선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미국 조야에 사실상 ‘면접’을 보는 것이 상례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뒤에 미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2002년 9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한 대학의 특강에서 “반미 좀 하면 어떠냐”고 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재임 중 한미FTA, 이라크 파병 결정 등으로 가장 친미적인 활동을 벌였고 한미관계도 좋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시절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50여 일 남겨두고 지난 11일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미국 공화당 인사들이 이끄는 비영리단체인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으로 17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당초 14일 출국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의 요청으로 앞당겼다고 한다. 장 대표는 출국한 뒤 12일 페이스북에 “저는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인 워싱턴으로 출발했다”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나아간다”고 했는데 좀 뜬금없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일 지방을 돌며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러잖아도 지지율이 바닥인 야당의 대표가 황금 같은 시간에 미국으로 출국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미국에 지선 표가 있느냐. 선거를 포기한 느낌”이라고 했고, 정청래 대표도 “저로서는 너무 부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선거가 50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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