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시즌 초반 주춤… 타격 부진 원인과 과제

 

올 타율 0.185… 1홈런 7타점

배트 스피드 밀리지 않지만

스트라이크존 공격성은 줄고

헛스윙률 13.1→16.3% 올라

실투에 대한 스윙비율도 하락

‘당겨서 띄우는 타구’ 늘려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는 이정후(28)가 시즌 초반 답답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는 14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올 시즌 타율 0.185(54타수 10안타)에 1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61을 남겼다. 표면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분명 아쉬움이 큰 시즌 출발이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단순한 타격감 저하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올해 이정후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2.1㎞(88.3마일)로, 지난해 시속 140.2㎞(87.1마일)보다 빨라졌다. 강한 타구 비율도 지난해 32.0%에서 올해 32.6%로 조금 높아졌다. 배트 스피드 역시 지난해 시속 109.9㎞(68.3마일)에서 올해 시속 110.2㎞(68.5마일)로 큰 차이가 없다. 적어도 방망이가 늦거나, 맞힌 공의 힘이 크게 줄어서 성적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 이정후의 타격은 어디에서 흔들리고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공을 고르는 과정이다. 이정후의 올해 스트라이크 존 안 스윙률은 57.4%로 지난해 64.5%보다 낮아졌다. 반대로 볼존 스윙률은 22.5%에서 29.5%로 높아졌다. 볼존 콘택트율도 71.9%에서 63.2%로 떨어졌고, 헛스윙률은 13.1%에서 16.3%로 올랐다. 이 수치만 보면 이정후는 정작 쳐야 할 공에는 덜 반응하고 치지 말아야 할 공에는 더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실투에 대한 대응도 아쉽다. 야구에서 타자에게 가장 아픈 건 결국 쳐야 할 공을 그냥 보내는 순간이다. 이정후의 실투 스윙 비율(meatball swing·%)은 지난해 71.3%에서 올해 52.4%로 크게 내려갔다. 첫 공 스윙률 역시 지난해 21.6%에서 올해 16.4%로 낮아졌다. 한가운데나 실투성 공을 예전처럼 확실하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작부터 주도권을 놓치니, 승부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여기에 당겨친 공의 비율도 지난해 40.0%에서 올해 28.3%로 줄었다. 특히 당겨친 뜬공 비율은 15.2%에서 6.5%로 낮아졌다. 좌타자인 이정후에게 장타의 핵심인 ‘당겨서 띄운 공’이 줄었다는 얘기다.

물론 운도 따르지 않는다. 현재까지 이정후의 기대 타율(xBA)은 0.249로 실제 타율보다 높다. 또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 역시 지난해 0.291에서 올해 0.200으로 낮아졌다. 잘 맞은 공이 야수 정면으로 향했거나, 안타로 이어지지 않은 장면이 적지 않았다.

올해 구종별 대응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지난해 0.284에서 올해 0.278로 큰 차이가 없다. 슬라이더 상대 타율은 0.186에서 0.250으로 올랐고, 스위퍼 상대 타율도 0.500이다. 하지만 싱커는 0.316에서 0.077, 체인지업은 0.261에서 0.000, 커터는 0.351에서 0.000으로 떨어졌다. 이정후는 직구 계열의 움직임이 있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 계열 대응에서 시즌 초반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섣불리 단정하긴 이르다. 국내 MLB 전문가인 송재우 티빙 해설위원은 “이정후가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려는 의식이 강해 보인다. 예전처럼 존 안 공에 바로 반응하기보다, 타석에서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리고 들어가는 느낌”이라면서 “지금 방식이 완전히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노림수에만 너무 치우치면 상대 배터리에도 읽힐 수밖에 없다. 잘 맞은 타구가 자꾸 잡히는 불운까지 겹친 만큼, 이 시기를 어떻게 버티고 넘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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