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조 원 돌파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미래 투자보다 당장 성장 성과 공유를 주장하는 노조 측은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제품 변질이나 부패 우려 탓에 타 산업보다 더 치명적인 ‘파업 카드’를 꺼내 들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 노조 측은 조합원 1인당 3000만 원 일시금 지급과 평균 14%의 임금 인상, 3년간 자사주 배정 등 파격적인 요구 안을 제시했다. 사측이 평균 6.2% 임금 인상 등을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간극이 크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5월 1일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노조 측 요구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데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속속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인천 송도 제2·3 바이오캠퍼스 건립과 미국 록빌 공장 인수 등으로 오는 2034년까지 들어갈 돈만 15조 원이나 된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영업비용과 설비 투자 등 유지비를 제외한 실제 현금 흐름(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배당 요구도 자제한 채 회사 미래 가치에 투자한 주주들은 노조 요구에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차오르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2600억 원, 영업이익은 6000억 원 수준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는데도, 최근 주가 흐름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5일 장중 신고가(198만7000원)를 기록할 정도로 잘나가던 주가가 지난 13일 종가 기준 155만 원까지 내려앉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직접 해외 언론을 향해 영문 보도자료를 내고, 파업 예정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삼성바이오의 고객사를 압박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이라지만, 결국 고객사로부터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노조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선을 넘은 요구와 행동이 K-바이오산업 동력마저 꺾지 않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장석범 기자
장석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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