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폴란드가 13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한 것은 양국 모두에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특히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한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 미국임을 감안하면, 한국과 폴란드는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한 ‘간접 동맹’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과 폴란드는 공통점이 많은 나라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북한·중국에, 폴란드는 러시아에 맞서는 자유 진영의 최전선에 있다. 역사적으로도 두 나라는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과 지배로 고통받았다. 한국은 식민지를 경험했고, 폴란드는 강대국에 의해 분할돼 지도에서 지워졌던 적도 있다.
이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는 동병상련의 과거를 넘어 방산 및 첨단 산업, 과학기술, 에너지, 인프라 등에 대한 협력에 의기투합했다. 특히, 정부는 폴란드 우파 정부 때 합의된 거액의 방산 계약 번복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이번 회담으로 말끔히 정리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합의한 442억 달러(약 66조 원) 방산 계약의 이행을 강조했고, 투스크 총리는 “방위산업이 (관계 강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화답했다.
폴란드는 1999년 나토 가입 후 미국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투스크 총리가 한국을 미국 다음으로 꼽은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는 동맹 다음으로 밀접한 관계에 해당한다. 투스크 총리의 언급은 양국 관계를 한미동맹 수준으로 관리하자는 제안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정부도 폴란드를 K방산 시장에 국한하지 말고, 동맹 수준의 전방위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투스크 총리가 전임 정부 때 자행된 사법의 정치화 등 제도 왜곡을 바로잡으면서 유럽 민주주의 회복의 리더로 존경받는다는 점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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