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제2·3조) 시행 한 달 만에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원청기업에 대한 하청기업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고, ‘쪼개기 교섭’ 결정도 나왔다. 지난 10일 기준 1012개 하청 노조가 372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고 294건이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됐는데, 판단이 나온 27건 중 70%(19건)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로 교섭하라는 결정도 나왔다. 이러니 철강·조선·자동차 등 협력사가 수백∼수천 개에 달하는 분야에선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이런 와중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정부의 사용자성을, 책임을 어디까지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완돼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공부문의 사용자성 범위를 제한할 입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노란봉투법의 모호성으로 인해 혼란이 빚어지자 고용노동부는 해석지침을 내놨고, 이에 따르면 ‘법률이나 국회가 의결한 예산에서 정해진 근로조건 등 관련 사항을 집행하는 경우, 공공기관 등이 총액 인건비 내에서 자체 판단과 결정에 따라 운영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근 기획예산처·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고 상당수 지방노동위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김 총리 답변은, 노동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국세청·한국전력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부문의 사용자성이 잇달아 인정되자 입법으로 못 박자는 의미다. 노란봉투법 자체를 폐기하는 게 옳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민간기업이라고 해서 재정적 제약 없이 마구 지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만 빠져나가고 민간은 나 몰라라 하는 인식부터 바로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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