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확 달라진 FC서울… 무패행진 이끄는 김기동 감독

 

기성용 등 스타와 잇단 결별뒤

팬 야유 쏟아지고 부진했지만

원팀으로 거듭나 조직력 강화

 

개막 후 5승 1무로 선두 달려

‘전북 징크스’ 9년만에 깨기도

“함께하는 ‘서울’ 만들어갈 것”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지난 13일 구리시 아천동 GS챔피언스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지난 13일 구리시 아천동 GS챔피언스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구리=허종호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에는 스타 선수의 이적과 기대에 못 미친 성적 탓에 팬들의 야유를 받았으나, 올 시즌에는 파죽지세로 1983년 창단 이후 첫 개막 4연승 및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를 달리고 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홈경기에서 0-0이던 후반 49분 클리말라의 골이 터지자 주먹을 불끈 쥐고 껑충 뛰어오르며 환호했다. 경기는 그대로 서울의 1-0 승리로 끝났다. 서울 팬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전북전 홈경기 승리였다. 서울은 2017년 7월 2일(2-1) 이후 무려 3205일 만에 전북을 홈에서 눌렀다.

김기동 FC 서울 감독이 지난 13일 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김기동 FC 서울 감독이 지난 13일 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13일 구리시 아천동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전북, 울산 HD(15일), 대전 하나시티즌(18일)으로 이어지는 강팀과 3연전을 우리가 못 넘으면 올해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전북전이 올 시즌 분수령이 될 것 같았다”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그대로 구현돼 너무 좋았다. 전북전을 통해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서울은 지난 시즌과 완전 다르다. 지난 시즌에는 38경기에서 50득점(경기당 평균 1.32골)과 52실점(1.37실점)으로 6위에 그쳤으나, 올 시즌에는 6경기에서 12득점(2.00골)과 3실점(0.50실점)으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에서도 1위다. 예상과 다른 모습이다. 제시 린가드(코린치앙스)가 떠나며 스타 선수가 사라진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역설적으로 스타 선수에 대한 의존 탈피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에는 많은 스타가 있었는데, 몇몇 스타들이 팀의 문화와 정체성을 만들고 나머지 선수들이 따라가는 형태가 지속됐다”며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올해 선수단 절반 이상이 교체된 후 ‘내가 아닌 우리가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 계속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동 FC 서울 감독은 지난 13일 선수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했다.  문호남 기자
김기동 FC 서울 감독은 지난 13일 선수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했다. 문호남 기자

스타 선수에 대한 집중은 때론 독이 된다. 서울은 지난 시즌 상반기 최상위권 진입을 노릴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남겼으나, 6월 대표 스타였던 기성용(포항 스틸러스)과의 결별이 발표된 후 흔들렸다. 서울 팬들은 기성용의 이적 이후 선수단 버스를 막고, 클럽하우스에 근조 화환을 보냈다. 경기장에서는 김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서울 선수들은 팬들의 끊이지 않는 비난에 완전히 미소를 잃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압박감에 시달렸다. 만약 파이널 그룹B(7∼12위)로 떨어졌다면 강등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뭘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또 “울산과 전북처럼 우승팀도 분위기 탓에 한순간에 망가졌다”며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내년에 좋은 걸 보여주면 팬들이 내 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우승’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서울은 K리그1에서 6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2016년 이후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그는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우승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를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포항 시절부터 ‘전술가’ 명성… “축구가 재밌어, 몸을 갈아넣고 있다”

 

■ 김 감독의 축구 열정

“축구가 인생의 전부다.”

김기동 FC 서울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손꼽히는 전술가다. 2019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1군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포항을 K리그1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특히 202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3년 K리그1 준우승과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2020년 K리그1 감독상, 2023년 코리아컵 감독상과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자신의 축구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은 그동안 기울인 노력에서 비롯된다. 13일 구리시 아천동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김 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축구가 내 인생의 전부”라며 “그냥 (몸을) 갈아 넣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축구가 재밌다. 축구의 모든 것은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결과로 나왔을 때는 즐겁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축구는 흔히 ‘기동 타격대’로 불린다. 빠른 공격 전환·역습·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전북을 1-0으로 이겼을 때 터진 결승골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속도가 아닌 ‘포지션 플레이’로 정의한다. 포지션 플레이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완성한 현대 축구의 핵심 중 하나로, 특정 공간에서 선수들이 포지션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실수하는 것으로 선수들을 혼내지 않는다. 하지만 있어야 할 자리에 없으면 내가 난리를 피운다”면서 “상대할 팀에 따라 위치를 정해준다. 상대 수비 형태에 따른 움직임도 정확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는 선수 개인의 능력이다. 그 선수의 재능을 보고 내가 그 자리를 지정한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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