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도 교육감 선거가 ‘돈 뿌리기’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어 걱정된다.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이 배제되면서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으로 전개됐는데, 이번에는 보수·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타락 양상이 급속히 악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초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국가적으로도 교육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사실을 고려하면, 교육정책 공약이 ‘돈 공약’에 묻힐 우려도 있어 더욱 문제다.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안민석 전 의원은 모든 중1 학생에게 100만 원짜리 펀드 계좌를 개설해 고교 졸업 때 수익금과 함께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도내 중1 학생은 약 13만 명으로 연간 최소 1300 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다른 진보 후보인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도 모든 고교생에게 매년 10만 원씩 지급하는 ‘교육 기본소득’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연간 37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수십만 원의 입학준비금, 교육 바우처, 100만 원짜리 펀드, 고 3을 위한 사회진출 지원금 등 온갖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외형상 ‘무소속 후보’들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난립하고, 유권자 관심도 낮아 누가 누군지 모르는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로서, 오랫동안 제도적 개선 방안이 논의돼 왔지만 헛일이었다. 교육교부금 제도의 허점 때문에 시도 교육청 예산이 넘쳐나면서 갈수록 ‘현금성 공약’도 악성 진화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전에는 무상교육·장학금 같은 보편적 교육 복지 공약이 많았다면 이번 선거에선 노골적인 현금 살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예비후보들은 교육정책과 연계된 복지라고 변명하지만 ‘학부모 표’를 겨냥한 돈 뿌리기일 뿐이다.
포퓰리즘 공약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다. 그런 공약을 부추기는 직선제와 교부금 체계도 손질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어린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이루게 된다’는 가치관 대신 공짜 심리를 심어줄 수 있다. 학부모·학생 유권자들의 각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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