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물가 41년만 최대 상승
고유가 고착 땐 물가 전반 악영향
지난달 수입물가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소비자물가와 내수경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원거리 항로의 해상 수출 운임이 일제히 뛰고, 중동행은 40% 넘게 치솟는 등 물류비용도 급증세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전월 대비 88.5% 오르면서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52달러로 전월(68.40달러) 대비 87.9%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1449.32원에서 1486.64원으로 2.6%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함께 뛰면서 지난달 수입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은 2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16.1%)을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고착화할 경우 영향이 석유류뿐 아니라 물가 전반으로 파급되면서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동 전쟁 전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의 효과 등 요인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장기화하면 고유가·원재료 공급 차질 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73.86으로 전월(149.50)보다 16.3% 올랐는데, 고유가·고환율에 더해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물류·운송 비용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3월 수출입 운송비용’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서부행 해상 수출 컨테이너(2TEU 기준) 운임은 561만1000원으로 전월보다 24.3% 상승했다. 이는 5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EU행 운임도 341만4000원으로, 5.8% 상승했다. 특히 중동행 운임은 525만1000원으로 42.7%나 뛰면서 지난 1~2월 두 달 연속 하락에서 급반전했다. 해상 수입 운송비는 미국 서부(24.2%), 중동(18.1%)에서 크게 올랐다. 중국(8.1%), 일본(20.4%), 베트남(3.0%)도 상승했다. 반면 미국 동부(-16.0%), EU(-9.6%) 항로에서는 하락했다. 항공 수입 운송비는 미국이 50.4%로 폭등했다. 중동(18.3%) 상승 폭도 컸다. 이밖에 EU(3.8%), 중국(6.6%), 일본(6.5%), 베트남(12.6%) 모두 상승했다.
조재연 기자, 박준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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