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D-49… 선관위 ‘공정 선거’ 총력
비공표 여론조사 관리 강화
공소시효도 개선 대상 거론
6·3 지방선거 예비후보 A 씨를 돕던 자원봉사자 등 2명은 ‘후보자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일부를 임의로 편집해 A 씨가 1위로 보이도록 왜곡한 카드뉴스를 제작해 배포했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상 허위 논평·보도 및 방송·신문 등 부정이용 금지 위반 등 혐의로 봉사자 2명을 고발했다.
15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난달 31일까지 위법 여론조사 42건이 적발됐다. 그중 고발 3건, 과태료 부과 2건, 수사 의뢰 1건 등 조치가 이뤄졌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경고 등을 조치했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여론조사 공표 및 등록 사항 위반(12건)이 가장 많았다. 여론조사 왜곡 공표 및 보도(9건), 조사 시 준수사항 위반(7건), 공표 및 보도 시 준수사항 위반(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선관위가 조치한 위반 사례는 모두 107건이다. 고발 13건, 수사 의뢰 6건, 과태료 부과 3건, 경고 등은 85건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자가 온라인 매체 직원과 짜고 후보자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공표한 사례가 있었다. 매체가 의뢰한 것처럼 꾸미고 그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한 것이다. 후보 혹은 후보가 되고자 하는 자가 진행한 여론조사는 공표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비공표 여론조사라고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경북 지역에서 적발된 여론조사는 경북지사 선거여론조사를 경북이 아닌 대구 국번 피조사자를 포함해 진행하고 경북에서도 일부 지역에 한정해 표본을 설계했다. 이 업체가 진행한 다른 조사에서는 표본 설계를 아예 하지 않았다. 표본 설계를 하지 않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조사를 하면 표본이 유권자를 대표할 수 없고 불특정 다수가 중복 응답을 할 수도 있다. 이 조사들은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됐다.
‘여론조사 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법적 규제는 촘촘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이후 중앙선관위는 공표용 여론조사 일부에만 적용하던 사전신고 의무 규제를 비공표 조사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공표 조사는 기관 등록 의무도 없어 실태 확인 및 관리 감독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관련 자료의 보관 의무 및 범죄 공소시효가 ‘선거일 후 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개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여론조사 신고 관련 예외 조항의 삭제, 기관 등록 요건을 규칙에서 법률로 상향 조정, 일체 자료의 보관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있다.
인력 증원도 필요하다. 여론조사 심의 및 감독, 자료 분석 등에 투입되는 인력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기준 14명에 불과하다. 시·도별 3~4명씩 총 62명 인력이 있지만 전국 선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기준 3억4000만 원으로 책정된 예산은 넘치는 선거여론조사를 다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선거여론조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사 기관에 ‘등급’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실제 선거 결과를 사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그 차이를 기준으로 신뢰도 있는 기관이 여론조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 목적으로 이뤄지는 비공표 여론조사를 다 잡아낼 수 없기 때문에, 공표 여론조사의 경쟁력을 키워주자는 취지다. ‘여론조사 품질평가제도 도입’과 ‘공표용 선거여론조사 인센티브 제공 의무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유권자의 ‘여론조사 리터러시(문해력)’ 제고도 요구된다. 중앙여심위는 홈페이지에 ‘조사 결과 현황’을 게시하고 여러 조사를 비교해 활용하도록 한다. 조사 방법과 표본이 다르다는 데서 결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므로 특정 조사에 과도한 의미가 부여되거나 불신받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여론조사 왜곡 등 중대 위반에는 엄중 조치를 할 것”이라며 “적극적 실태 점검, 실시 신고서 심사 강화로 조사 객관성과 신뢰성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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