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문 “계룡대 활주로 사용 장애 있을 수도…불허”
육군협회 “2년 전엔 승인했는데 유감…법적 대응 검토”
국방부가 오는 10월 개최될 예정인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의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불허하자 주관사인 육군협회 등이 “K-방산 위상, 국익, 국제적 위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재명 정부 정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조치이자 편파적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여당 의원이 계룡대 군사시설 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이 있어왔지만 2년 전에는 국방부가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을 승인한데다 불과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적인 방산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는 카덱스의 차질은 물론 ‘K-방산’ 국제적 홍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15일 카덱스를 주최하는 육군협회(협회장 엄기학 예비역 대장)에 카덱스 개최 장소인 계룡대 활주로 이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방부는 공문에서 “카엑스 2026 홈페이지에 전시회가 계룡대 활주로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며 “국유재산법 제30조에 따르면 행정재산의 경우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없는 범위에서 사용허가가 가능한데 계룡대 활주로를 전시장으로 사용할 경우 그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따라서 계룡대 활주로는 사용허가가 제한된다”면서 “카덱스 2026 홈페이지에 안내된 개최장소를 시정해주시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이에 육군협회는 입장문에서 “전시회 개최 장소 사용승인은 사용 일주일 전까지 신청하도록 규정돼 있고 2년 전 이미 국방부 승인하에 사용한 바 있다”며 계룡대 활주로 사용 제한에 유감을 표시했다. 육군협회는 “계룡대 활주로는 매년 육군 지상군페스티벌과 계룡시 군문화축제가 열리는 민군 화합의 열린 장소로, K-방산 홍보와 국익 창출을 위한 카덱스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 국방부의 조치는 육군협회의 의견을 듣지도 않은 채 일부 의원의 일방적 주장에 따른 편파적 행정”이라며 “국방부의 일방적 통보가 법적으로 타당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육군협회 관계자는 “국방부는 지난해 국방부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하면서 협회로부터 12장에 달하는 자료를 받고 승인했는데 거기에 계룡대 활주로가 장소로 적시됐으며 이를 승인한 것”이라며 “모 여당의원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협회 측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결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국방부의 논리대로라면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카덱스와 마찬가지로 격년제로 개최되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개최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육군협회는 “국방부 결정은 K방산 위상, 국익, 국제적 위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재명 정부 정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조치”라며 “국방부는 이러한 조치가 이뤄진 경위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소상히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육군협회 관계자는 모 여당 의원이 지적한 보안서약서 미작성 지적과 관련해 “2024년 행사 운영 과정에서 일부 보안 관련 절차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으며,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도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이는 고의적 은폐나 규정 위반의 의도가 아니었으며, 구조물 설치 인원에 대한 보안서약서 작성을 계획했으나, 영외지역 고려 허가 조건에 서약서 내용이 없어서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집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 반면에 서약서 제출은 없었으나 조건부 동의에 명시된 ‘행사(준비)기간 계룡대 2지대 접근통제 대책강구’에 대해서는 출입 인원 통제, 일일 사전 보안교육, 감독자 현장 상주 등 실질적 보안 절차는 충실히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20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개최돼 온 육군의 지상군페스티벌, 계룡시의 계룡군문화축제 역시 참가자 또는 방문객 대상 보안서약서를 요구한 사례가 없다”며 “앞으로 강화된 보안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보안서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출입 인원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육군과의 업무협약 및 지원 표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육군협회는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육군과의 상호협력 및 지원을 위한 포괄적 MOU를 체결한 것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격년제로 지상무기방산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해당연도에 육군과 실무 협의를 거쳐 전시회 관련 각자의 임무와 역할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12년간 지상무기방산전시회를 주최해 오며 항상 육군과 전시회 협력 MOU를 체결해 왔던 선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참가기업 모집 공문에 육군의 지원을 언급한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오해가 없도록 협의 절차를 명확히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육군의 인원, 장비, 예산 지원 사항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지상무기방산전시회를 개최할 때 육군참모총장은 군사외교 목적으로 해외 육군총장을 초청하고 초청된 VIP를 위해 항공료·숙박비용 등에 육군에서는 일부 예산을 반영했으며 그 외에 통역, 경호, 의전 병력 지원에 따른 육군의 부족한 경비를 조직위에서 지원해 행사를 추진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육군의 지상군페스티벌 행사 및 계룡시 군문화축제를 동일 기간, 장소에서 개최하면서 카덱스 기간 중 육군홍보를 위한 장비전시를 시행했다”며 “따라서 정상적인 전시회 개최 시 선례대로 육군에서 인원, 장비, 예산이 지원될 계획이라고 표현을 한 사항이며, 카덱스 2024 행사 시 육군의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에 지원된 장병 2000명에게 협회에서 간식용으로 격려금을 지원한 것으로, 카덱스 지원병력이 아니다”고 밝혔다.
계룡대 활주로 사용 관련 국방부 미승인 지적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 활주로 사용 신청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이는 2024년 충청시설단의 조건부 승인 사항 중 ‘지상군페스티벌 기획단과의 상호 협의’가 포함돼 있어 카덱스, 육군의 지상군페스티벌, 계룡시의 계룡군문화축제 등 3개 기관·단체가 사용면적 등에 대한 협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며 “현재는 담당자 지정 및 사용면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해당 절차에 맞춰 신청을 준비 중이었으며, 의도적인 절차 기피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매년 3~4월경 공시지가 산정이 돼야 국유지 사용료가 산정되는 것과 국유지 사용 타당성 검토 기간, 구조물 설치 기간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신청할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활주로 사용기관과의 협의가 마무리돼 조기에 통합 신청할 예정이며, 다음 행사부터는 최소 1년 전 이전부터 신청 시기를 조정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육군협회는 카덱스 참가기업은 자발적 판단으로 참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참가기업들은 관계나 강요에 의해 참가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카덱스 2024의 전시회 성과와 참가기업들의 반응이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룡대 개최로 소요 결정권자들과 만남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평가를 받았으며 카덱스 2026에도 주요 방산기업들이 부스 수를 확대해 재참가 신청을 했다”며 “참가기업들은 2024년의 성과와 2026년의 기대감으로 자발적 참가를 결정했고 이는 냉정한 시장 판단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육군협회 측은 “육군협회 및 조직위는 절차상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지적된 사항들은 재발 방지와 제도 보완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협회는 “카덱스 2026은 K-방산의 국익 창출 기회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 라트비아, 네덜란드, 인도 등 10개 국가관 참가가 확정됐고, 개별적으로는 해외 20개국 63개사가 이미 신청을 완료한 상태”라며 “만약 지금 행사가 취소된다면 이미 예산을 편성하고 부스를 계약한 국내 450개사의 직접적 피해는 물론, 참가를 확정한 해외 기업과 파트너들에 대한 신뢰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국방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육군협회 측은 “이는 단순한 전시회 한 건의 취소가 아니라, 수년간 공들여 구축한 K-방산의 국제적 신뢰와 외교적 자산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조직위는 이번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보안 절차 강화와 군 협력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14년부터 12년간 대한민국 지상무기방산전시회를 주최해 온 경험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카덱스 2026을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과 K-방산의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한 명실상부한 플랫폼으로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국방부의 계룡대 활주로 사용 허가를 촉구했다.
한편 충남도와 계룡시 측도 이미 2년 전 개최했던 행사를 올해 다시 준비하고 있던 상황에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계룡시 관계자는 “카덱스는 계룡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계룡시군문화 축제와 같은 기간에 치러져 관람객 동원에 중요한 콘텐츠인만큼 같은 장소에서 원만하게 치렀으면 좋겠다”며 “사태 추이를 주의깊게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카덱스의 계룡대 활주로 사용 신청을 받은 게 없고 국회에서 논란이 있어 선제적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며 “국유재산 허가와 관련한 규정상 부적절하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카덱스2026은 오는 10월 6~10일 육군의 ‘지상군페스티벌’, 계룡시의 ‘계룡군(軍)문화축제’와 동시 개최 예정이며 산업통상부는 카덱스 2026을 ‘글로컬(Glocal) 전시회’로 선정, 지원하고 있다. 2026년 방산 전시회 중 유일하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해외바이어 유치지원사업 전시회’ 로 선정 정부 차원에서 K-방산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육군협회 측은 올해 전시 부스 규모를 450개사 2032부스로 예상하고 있다. 2년전 365개사 1432부스가 참가한 것과 관련해 부스규모는 42%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 D&A(구 LIG넥스원), 대한항공, 풍산 등 주요 국내 방산 대기업이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캐나다,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베트남, 라트비아, 포르투갈 총 10개국이 국가홍보관 참여을 확정했다. 2년 전 해외 국가 홍보관은 1개국(인도)에 불과했다. 해외 참가기업도 확대돼 20개국 63개사 350부스 규모가 예상된다. 2년 전 14개국 21개사 74부스와 대비해 373% 성장이 예상된다. 해외 대표단 규모도 확대도 50개국 70개 해외 공식 대표단 초청이 목표다. 2년 전 해외 공식 대표단은 27개국 46개 대표단 153명이었다.
정충신 선임기자, 대전=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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