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우리는 통상(通商) 국가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면서 “이를 맞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고 생존할 수 없으므로 규제 합리화는 우리의 운명”이라고 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만큼 규제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혁신해야 한다는 의미로, 바람직한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고, 금지 사항만 명시하는 방식이다. “최종 결론이 나면 보고해 달라. 제가 정리하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규제개혁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 관건이다. 역대 정부마다 “전봇대”(이명박) “손톱 밑 가시”(박근혜) “붉은 깃발”(문재인) 표현까지 쓰며 규제 혁파를 약속했으나 용두사미였다.

현 정부는 로봇·바이오·재생에너지·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대폭 줄인 ‘메가 특구’를 지정하고 연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산업계는 의구심을 풀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와 여당이 기업 규제를 만드는 데 가장 앞장서온 까닭이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법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까지 우려했다.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계 최강 규제’를 만들어놓고 ‘세계 최고 표준’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들 규제부터 개선해야 그나마 실천 의지를 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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