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으로 원유 및 핵심 원자재 조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동 4개국으로부터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t 도입을 확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카자흐스탄에서 확보한 원유는 석달치, 나프타는 한 달 물량이다. 여기에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2400만 배럴까지 합치면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종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기류다. 이에 따라 15일 뉴욕증시에선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한국 코스피 지수 역시 16일 오전 급등해 6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이란의 2차 협상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공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4일 “전쟁이 곧 끝날 것이고, 유가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전쟁 개시 후 유가 폭등으로 잠시 풀었던 러시아 및 이란 원유 제재를 15일부터 원상 복구한다고 한다.
종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란은 물론 다른 중동 국가의 파괴된 원유·LNG 생산시설이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전쟁 이후 고유가는 뉴노멀이 될 것이고, 고유가는 수입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폭등을 부채질할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6.1% 급등해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4일 중동발 리스크로 주요국의 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유지하면서도 물가 전망치는 기존의 1.8%에서 2.5%로 높였다. 선물거래 등을 고려하면 고유가 후폭풍은 5∼6월에 본격화하고,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반영도 그때쯤 겹칠 것이다. 전기요금 및 주유소 휘발유 가격 인상 압력도 극대화하게 된다.
그런 만큼 정부·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은 경각심을 낮춰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중동지역의 신질서 설계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화상 정상회의’에 참여키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 이번 기회에 중동에 과잉 집중된 에너지 수입원 및 나프타·헬륨 등 산업 핵심 소재의 공급망을 재조정하고, 에너지 고효율 산업으로의 전환, 원전 추가 건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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