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차라리 통신 취약계층에 한정해 속도 빠른 데이터를 제공했으면 어땠을까요?”

16일 통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의 기본 데이터 보장 명분으로 추진 중인 ‘데이터 안심 옵션(QoS)’ 정책에 대해 “사실상 사용 불가 수준인 속도의 데이터를 모두가 이용 가능하다고 어떤 효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기본 통신권 보장 요금제 개편 방향’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책의 핵심 내용인 QoS는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한 이후에도 약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데, 통신업계 안팎에선 메신저 이용이나 지도 검색 등 정부가 주장한 최소한의 인터넷 사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테크업계는 400kbps 속도로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 메시지 전송을 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 항공사 기내 와이파이 중 가장 저렴한 버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부분의 웹사이트는 고용량 이미지와 자바스크립트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 한 페이지를 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가 Mb 단위인 만큼 이보다 낮은 속도로 접속되면 브라우저가 스스로 ‘응답 시간 초과’로 판단해 연결을 끊어 버리는 경우가 잦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400kbps 속도는 웹페이지 로딩에만 수여 분이 걸리는 만큼 기본적인 인터넷 이용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QoS를 통해 약 717만 명이 3221억 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통신 3사의 모든 LTE·5G 요금제에 요금 인상 없이 QoS가 포함될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최소 속도가 1Mbps(초당 메가비트)는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효성 없는 선심성 정책보다는 차상위계층에 특화한 선별적·실용적인 QoS를 고민해야 할 때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