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책
저승 차차차
강혜숙 글·그림│웅진주니어
‘요즘 토끼 타령’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등 옛이야기에서 독특한 상상력을 끌어내는 그림책을 선보여 온 강혜숙 작가의 그래픽노블이다. 옛이야기를 모티브로 그림책을 만드는 ‘바캉스 프로젝트’ 출간작 ‘저승 쾌담집’ ‘악착 동자’에서 출발해, 저승이란 소재를 그래픽노블로 확장시켜 유쾌한 저승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의 그래픽노블’로 자랑스레 내놓을 만하다.
이야기는 오 대감의 막냇손자 오장수가 죽으면서 시작된다. 집안에 큰 우환이 계속되자 문중 어른들은 집터가 운을 다했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에게까지 해가 닥치기 전에 집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집을 지키는 여러 가신들 즉 조왕할매, 광 대감, 성주 할배, 측신 각시, 삼신할매 등은 이를 막기 위한 대책 회의를 한다. 집을 허물면 가신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대책이 바로, 초상이 시작되기 전 나흘 만에 오장수를 살려내는 것이었으니…. 이승의 가신들은 지킴조와 탐색조로 나뉘어 ‘오장수 저승 안 보내기 작전’에 돌입하고 날마다 되풀이해 오장수를 찾아오는 저승사자들과도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 책에서는 저승과 관련한 지식과 옛이야기들에 바탕해 작가만의 이야기를 시원하고 매끄럽게 길어 올린 장면들이 무척 매력적이다. 저승뿐 아니라 창세 신화인 ‘대별왕 소별왕’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가신들 캐릭터까지 추가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냈다. 활달하면서도 깨알같이 꼼꼼한 이미지 구성 또한 독자에게서 이야기의 몰입감과 상상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낸다. 오랫동안 옛이야기의 재화를 탐색해 온 우리 동화 장르에서도 원본이 되는 이야기의 진지한 의미에만 묶이지 않는 재미와 호방함을 만나고 싶다. 172쪽, 1만7000원.
김유진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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