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성해나 외 지음│은행나무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인공지능(AI)부터 지난 2024년 겨울 온 국민을 기쁘게 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머릿속에 수많은 키워드가 스쳐 지나간다.
책 속 19명의 작가들 역시 챗GPT, 배달 음식, 입시, 계엄 등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를 각기 하나씩 내세워 이야기로 엮어 냈다. 한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설가뿐 아니라 학자, 번역가 등 다양하게 구성된 작가들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포착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문화일보에서 연재된 것들을 모았다.
‘갓생’이라는 이름 아래 남들의 삶을 좇기 급급한 세태를 묘사한 박연준, 배달 앱 지도 속 빨간 점이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배달 음식’만큼이나 따뜻한 온기를 떠올리는 김경욱의 글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AI’가 인간의 돌봄과 감정마저 장악한 근미래를 섬뜩하게 그린 성해나의 소설은 그 내용이 마냥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다. 송호근은 점차 심화하는 ‘정치 갈등’을, 정대건은 수많은 청년의 목숨을 앗아 간 ‘전세 사기’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핍진하게 묘사한다.
매일 생산되고 그와 동시에 휘발되는 기사와 달리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는 오래도록 우리의 뇌와 가슴에 남는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책은 무수히 반복될 인간사에 마지막까지 꿋꿋이 남을 것은 오직 ‘이야기’일 거라 말한다. 치열하게 고민한 작가들의 흔적을 좇아가며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 하나쯤 찾아보길 바란다. 216쪽, 1만6800원.
김유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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