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내란·김건희·해병 3개 특검이 27년 특검 역사상 최대인 500∼600명을 동원해 최장 180일 동안 탈탈 털고도 부족하다며 출범시킨 2차 종합특검이 50일 만에 주 수사 대상이 ‘내란’에서 ‘대북송금 사건 외압 의혹’인 것처럼 ‘변질’되면서 사실상 좌초했다. 1차 특검도 너무 길어 별건 수사 시비도 나오고, 2차 특검 무용론이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될 정도였던 만큼 예정된 결과이긴 하지만, 특검팀 핵심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이해하기 어려운 전력 때문에 더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

권영빈 특검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정황을 확인했다”며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밝혔는데, 특검의 정치 중립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걷어찬 행태다. 본격 수사도 하기 전에 결과를 예단까지 한 건, 속을 너무 많이 드러낸 것이다. 왜 이런 수사의 기본도 안 되는 일을 했나 했더니, 권 특검보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8개월을 확정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0여 년 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변호인이었고, 그의 소개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의 변호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람이 특검 간부가 돼도 되나. 16일 대북송금 수사 담당에서 교체됐는데, 미봉책이다. 김지미 특검보도 여권 ‘상왕’ 소리를 듣는 김어준 유튜브에 나가 수사 상황을 생방송으로 브리핑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소환과 관련해 “곧 국민이 원하시는 장면들을 보시지 않을까 싶다”고 하는 등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대통령이나 권력 실세들이 관련된 비리에 대해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는 기존 검찰·경찰 수사로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야당이 추천한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해 수사하도록 하는 게 제도 도입 취지에 맞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정반대로 여권이 전 정권이나 야권을 수사하는 도구로 바뀌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원칙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해놓고 수사·기소권을 한 손에 가지는 것은 물론, ‘별건 수사’와 ‘플리바게닝’ 특권까지 누리는 특검을 마구잡이로 애용하고 있다. 벌써 3개 특검에 ‘재탕특검’ ‘관봉권 띠지 상설특검’까지 5개를 가동했는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작 기소 3차 특검까지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자가당착, 내로남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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