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0.03%P 상승 그쳤지만

2월 기업 연체율 0.09%P 올라

중동전쟁에 속도 빨라질 우려도

상호금융권은 수익성 더 나빠져

금융권 연체율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은행권이 무게를 싣고 있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오른 0.62%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0.6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분기 말에 규제 비율 등을 맞추기 위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기 때문에 3월 말 연체율은 소폭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으로 시계를 넓히면 은행 연체율은 등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하는 추세다. 2월 말 연체율은 4년 연속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연체율(0.45%)은 0.03%포인트 상승에 그쳤으나, 기업대출 연체율(0.76%)은 0.09%포인트 올랐다. 기업 연체율 상승을 주도한 것은 중소기업으로,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각각 0.13%포인트, 0.07%포인트 뛰었다.

아직 절대적인 연체율 수준은 낮지만, 중동 전쟁으로 유가·환율·금리 변동성이 커지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 대출 부실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은행 대출이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증가액 7조8000억 원 가운데 4조5000억 원이 중소기업대출로 약 57.7%를 차지했다.

2금융권 전반에도 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산림)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4.62%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 오르며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상호금융권은 수신 기반이 약화되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올해 2월 말 523조549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3000억 원 감소한 반면,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416조7588억 원으로, 4조1888억 원 증가했다. 예금이 줄고 대출이 늘면서 예대율이 상승하고,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조합원 수 감소까지 겹치며 자본 기반 역시 약화되는 흐름이다.

저축은행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연체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절대 수준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말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6.04%로 전년(8.52%) 대비 2.48%포인트 낮아졌으나, 타 업권에 비해 여전히 높다.

김지현 기자, 최근영 기자
김지현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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