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법 선 안 넘고 영향력 행사
‘김부겸 지지’ 홍준표와 식사
정원오·하정우 등 공개 격려
‘이재명의 선거’로 압승 전략
국힘 “명백한 선거개입” 반발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 지지한 보수 원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을 한다.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만한 언행은 삼가면서도, 청와대와 정부, 여당 소속 6·3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에게 도움이 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오찬을 앞두고 SNS에 “20대와 30대에는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다”며 “이제 70대 황혼기에 들어섰다. 붉게 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처럼 내 마지막 인생은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홍 전 시장과의 만남은 ‘파란색으로만 쫙 깔고, 빨간색으로만 쫙 까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는 이 대통령 생각의 일환”이라며 “국민통합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견을 듣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홍 전 시장 초청이 대구시장으로 출마한 김 전 총리를 우회 지원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일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니라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전 총리를 공개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 외에도 여러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향해서는 당내 경선이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이른바 ‘정원오 띄우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X에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강원지사 후보인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향해서도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무수석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잘했다”고 공개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서도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서울에) 오지 말고 그냥 여기 계시면 어떠냐”고 말해 6·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띄우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천 계양구에서 성탄예배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동행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둬야 국정운영이 한층 수월해지는 만큼 이 대통령이 여당의 이번 선거 승리를 위해 간접 지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 열세가 예상되는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정 전 구청장 등 6·3 지방선거 주요 후보를 ‘명픽’으로 노골적으로 띄워주는 것은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과도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영 기자, 이시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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