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국제부 부장
6·3 지방선거가 4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철 퍼주기 공약 남발 행태가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을 기회 삼아 현금 지급을 약속하는 건 기본이고, ‘재생에너지 수익 배당’처럼 새로운 선심성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 선출돼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시장과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 허태정 예비후보(전 시장)는 고유가 극복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 1인당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허 후보는 “당선되면 즉시 긴급추경을 편성해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겠다”며 “긴급추경 예산은 지방교부세 증액분을 활용해 다른 사업에 피해를 주지 않고,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에서 돈이 순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선을 노리는 유희태 전북 완주군수 예비후보(민주당)는 전체 군민 대상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1인당 30만 원 이상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예산은 전액 군비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올해 완주군 재정자립도는 16.7%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지원금 살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현역 단체장들이 이번 선거에 나서는 만큼, 사실상 후보 공약이나 마찬가지다. 경기 성남시는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보다 429억 원 증액한 4조2233억 원 규모 2회 추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증액분의 97.9%인 420억 원을 ‘에너지 안심지원금’에 배정, 가구당 1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상태다. 경남도는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예산 3288억 원을 책정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국민의힘 공천이 확정돼 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전남 순천시도 1인당 15만 원의 ‘순천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 500억 원이 들어간다. 무소속인 노관규 순천시장도 이번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배당’을 앞세운 공약들도 나왔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 도전하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농어촌 자연·관광·에너지 자산 등을 활용해 주민에게 소득을 배당하는 ‘농어촌 마을 월급 프로젝트’, 시민들이 만든 데이터를 광고 등 수익으로 전환해 배당하는 ‘데이터 배당도시’ 등 공약을 내놨다. 전북 군산시장 민주당 경선에선 현금 배당 공약이 줄을 이었다.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재준 예비후보는 ‘시민주주 에너지 연금’ 공약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를 3GW까지 확충, 연간 총 800억 원을 확보해 배당금으로 최대 100만 원(4인 이상 가구 기준)씩 나눠준다는 구상이다. 탈락자 중에서도 한 후보는 태양광발전 수익을 활용한 ‘햇빛시민배당’으로 가구당 500만 원, 또 다른 후보는 태양광·해상풍력발전 수익 배당으로 50만 원을 지급하겠다며 배당 경쟁을 벌였다.
후보자가 표를 얻기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실현 가능성과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기 전에 우선 자신이 당선되고 볼 일이기 때문이다. 매번 반복되는 선거용 퍼주기 공약을 끊어내는 건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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