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한은총재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재논의
과거 美 워시와 금융위기 논의
佛 라가르드와도 지속적 교류
加 총리와는 대학때 사제지간
국제 통화정책 협력 도움될듯
딸 국적·외화자산 등 논란 탓
국회서 인사청문보고서 지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감하지만, 후임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번번이 미뤄져 자칫 중앙은행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신 후보자의 통화정책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 활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신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가족 국적·외화자산·고려대 편입학·증여세 회피 논란 등 기존에 제기됐던 신상 문제에 더해 영국 국적 장녀의 위장전입·한국 여권 불법 재발급 의혹까지 터져 나오며 발목을 잡고 있다.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청문회 당일 채택되지 않은 것은 한은 총재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보고서 송부 시한은 오는 23일까지다.
한은 총재 공석은 이 총재 취임 당시 처음 발생했다. 이 총재가 이주열 전 총재 임기 만료를 약 일주일 앞두고 선임되면서 청문 절차를 거치는 사이 20일가량 총재 자리가 비게 됐다. 그러나 현 상황은 총재 공백을 감내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게 한은 안팎의 시각이다. 중동 사태가 현재진행형으로 한국 경제가 고유가·고환율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만약 중앙은행 총재 공백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거시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신 후보자는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을 비롯한 학계·금융계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해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긴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케빈 워시 미 연준(Fed) 의장 지명자는 2010년 G20 정상회의 당시 신 후보자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논의한 바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 역시 국제결제은행(BIS) 시장위원회 등을 통해 신 후보자와 실무적 교류를 이어온 사이다.
영란은행(BOE)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신 후보자가 1992년 영국 옥스퍼드대 조교수 시절 가르친 제자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BIS 글로벌 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을 통해 신 후보자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를 지낸 라구람 라잔 미 시카고대 교수는 유력 경제학자 15명이 금융시스템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스퀌레이크그룹’에 신 후보자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적 통화정책 협력에 신 후보자가 최적임자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이임식에서 “아직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며 “신임 총재와 함께 외환·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 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고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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