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무방비 노출 ‘인터넷방송’

 

BJ가 후원자에 주는 ‘식사데이트권’

만남 후엔 스토킹 등 범죄로 이어져

 

최근 여성BJ에 ‘신체접촉’ 시도

걸그룹멤버 오빠 현행범 체포돼

“오빠 내 실물 보고 싶어? 그러면 ‘식사데이트권(식데권)’ 뽑아.”

지난 19일 20대 여성 진행자(BJ)가 온라인 방송 플랫폼 숲(SOOP)에서 진행한 개인방송에서 이처럼 말하자 한 시청자가 곧바로 11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후원한 뒤 경품 추천을 신청했다. 해당 방송의 경우 1만 원마다 한 개의 상품을 뽑을 수 있는데 후원을 통해 11번 뽑기에 도전할 기회를 획득한 것이다.

이날 뽑기 상품은 1등은 ‘소원권’, 2등은 식사와 데이트를 즐기는 ‘식데권’, 3등은 ‘카카오톡 연락처 공유’ 등이었다. 이 중에서도 식데권은 BJ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유독 높다.

실제 인터넷 방송 후원에 5000만 원 상당을 지불해 식데권을 획득했던 A 씨는 “화면에서만 보던 사람을 현실에서 만난다는 희열감이 크다”며 “사회에선 받을 수 없는 대접을 받으니 더욱 BJ에게 집착하게 되더라”고 했다.

문제는 여성 BJ가 ‘식데권’을 통해 불특정 인원과 접촉하는 빈도가 늘면서 해당 문화가 성범죄와 스토킹 등 다양한 범죄의 온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당 문화의 경우 BJ가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활동인 만큼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문화일보가 대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지난 5년간(2021∼2026년) 식데권 관련 판결문을 모두 확인한 결과, 협박부터 특수 강도 등 다양한 범죄가 발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과로 보면 협박, 모욕, 특수강도, 명예훼손 등 총 5건이었다. 식데권 문화가 온갖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5월, 1000만 원 상당의 가격으로 식데권을 구입해 BJ와 강남역에서 데이트하는 도중 금전 지급을 대가로 잠자리를 요구하는 등의 협박을 한 남성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협박 당시 피고인의 언동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최근에는 유명 걸그룹 멤버의 오빠인 B 씨가 ‘식사데이트권’을 구매해 여성 BJ를 만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식데권 문화는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로 해당 상황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예방이 어렵다”며 “이로 인해 범죄의 사각지대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수빈 기자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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