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화물선에 첫 무력 사용
함포로 기관실 타격한 뒤 억류
이란, 美군함에 드론타격 주장
트럼프 “협상팀 파키스탄에”
이란 “봉쇄지속 땐 협상없다”
기관실 구멍 난 이란 화물선
정지연 기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휴전 종료를 이틀 앞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면서 중동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군은 미 군함을 드론으로 보복 타격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에 ‘구멍을 냈다’”며 “군함이 기관부를 타격해 선박을 멈추게 했고 현재 미 해병대가 해당 선박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선박이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투스카호는 당시 약 17노트 속력으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를 향해 항해 중이었으며,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함이 해상 봉쇄 위반을 경고했으나 약 6시간 동안 정지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미 해군이 구경 5인치(127㎜) MK45 함포 사격으로 추진 동력을 무력화해 선박을 정지시켰고, 미 31해병원정대가 선박에 승선해 선적물과 내부 상황을 확인 중이란 설명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이란 해상 봉쇄를 시행한 이후 무력을 동원해 선박을 저지한 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전에는 경고 방송 등을 통해 선박을 회항시키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실제 무력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협상팀이 오는 20일 중재국인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더 이상 착한 사람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우리는 아주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고 그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며 “그러지 않으면 미국은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릴 것이다. 순식간에, 손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을 향해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며 “무장 해적 행위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선박 나포 이후 미 군함에 대해 드론을 이용한 보복 타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이날 BBC 인터뷰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과 허가를 포함한 통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 협상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이란 국영매체 IRNA 통신은 “이란에 압력을 가하려는 ‘책임 전가 전략’의 일환이며,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 “이란은 현재 협상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확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결국 협상 테이블에는 앉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정지연 기자, 민병기 특파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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