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은 누가 잡나? 박살난 대한민국 간첩수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정책세미나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박살난 간첩수사 실태와 대응’ 발제서 공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후 2년 3개월간 간첩 검거해 기소·확정된 간첩은 0건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 경찰청 독립적 국가안보수사본부 신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접은 누가 잡나?’ 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 제공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접은 누가 잡나?’ 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 제공

2024년 1월1일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간첩수사를 전담한 후 간첩수사가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경찰청 안보수사단 소속 2개 안보수사과 중 1개과가 내란특검에 파견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오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자유민주연구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열린 ‘간첩은 누가 잡나? 박살난 대한민국 간첩수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박살난 간첩수사 실태와 대응’ 발제를 통해 “경찰안보수사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경찰청 안보수사단(단장 경무관) 소속 2개 안보수사과(과장 총경) 중 전체 수사 인력의 40% 정도인 1개과 인력이 잡으라는 간첩은 안잡고 내란특검에 파견나간 상태로 본연의 업무인 간첩 등 대공수사 활동을 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 원장은 “2024년 1월 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간첩수사를 전담한 이후 2026년 4월 현재까지 간첩을 검거해 기소·확정된 간첩은 0건으로, 2년 3개월 동안 대한민국 간첩수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우리 사회에 간첩이 없어서 못 잡는 것인지? 정말 북한이 대남 간첩 공작을 중단했는지? 간첩이 활개치는데 경찰이 간첩을 잡을 의지도 부족하고 수사 역량이 모자라 못 잡은 것인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자유민주연구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열린 ‘간첩은 누가 잡나? 박살난 대한민국 간첩수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주제로 정책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 제공
20일 오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자유민주연구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열린 ‘간첩은 누가 잡나? 박살난 대한민국 간첩수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주제로 정책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 제공

국민 68% “우리 사회 간첩이 있다” 응답

자유민주연구원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14~15일 간첩관련 조사를 실행한 결과 우리 사회에 간첩이 있다고 응답한 국민이 68.1%, 없다고 답한 국민이 22.3%로 드러났다. 경찰의 간첩 수사 부진 이유에 대한 질문에 북한에 우호적인 현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는 응답이 37.2%, 경찰의 대공수사 의지와 역량 부족 때문이라는 응답이 28,9%에 달했다. 국민 66%가 경찰의 간첩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은 간첩수사가 개점휴업 상태인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유 원장은 간첩수사의 현황과 관련 “2024년 1월 1일부터 경찰이 간첩수사를 전담한 이후 2026년 4월 현재까지 형이 확정된 간첩 검거는 0건으로,경찰청은 2024년 2건, 2025년 1건의 (내국인) 간첩을 검거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간첩이라면서 이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해 국가보안법 제4조(목적수행)로 검찰에 송치한 것에 불과하다.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고 당연히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이어 “거창한 간첩을 검거했다면서 구속영장도 신청하지 않았고 불구속 상태에서 간첩 수사를 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경찰이 전담하는 대한민국 간첩수사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현행 간첩수사의 문제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완전 폐지된 2024년 1월 1일부터 경찰이 대공수사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안보경찰은 인력부족 등으로 과연 간첩수사를 포함한 대공수사권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유 원장은 경찰 간첩수사체제의 문제점으로 ▲안보경찰 인력의 부족 ▲전국 안보경찰 중 15%만 간첩수사 인력 ▲안보수사 비(非) 경력자, 안보수사 지휘 ▲전국 258개 경찰서 중 9개 경찰서만 안보과 운영 일반 범죄수사 전담 ▲ 국수본의 지휘를 받는 국가안보수사 ▲국정원에 비해 부족한 경찰 안보수사역량 등 6가지를 들었다.

먼저 안보경찰의 인력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직전 전국의 보안경찰(현 안보경찰)은 4507명 수준이었으나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10년을 거치면서 2000명 이하로 반토막 넘게 줄었다.당시 북한의 대남간첩공작 등 안보 상황이 개선되지도 않고 지속되고 있었는데 간첩 등 안보위해세력을 제어하는 안보경찰 인력을 대폭 줄인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보안경찰 인력을 수 천명 증원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500여 명을 증원해 2300여 명을 유지했으나 탄핵정국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 또 다시 안보경찰 인력이 감축되는 수난을 겪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찰청은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안보경찰 인력 210 명을 줄였다. 이중 안보수사 인력은 2017년 576명에서 2020년 451명으로 무려 125명(22%)이나 줄였다.안보파수꾼인 안보경찰 수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은 간첩 등 안보위해세력들의 활동을 제어할 수 있은 역량 저하를 수반해 안보위해 활동에 정상적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유 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인력증원이 없이, 전국 경찰서 안보과 인력을 빼돌려 수사인력으로 매운 돌려막기식 행태를 보여줬고, 현정부에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국 안보경찰 중 안보수사인력은 40% 내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획, 분석등 행정지원 인력과 탈북민 신변보호담당 인력이다. 안보수사 인력에서도 산업기술 수사, 첨단안보 수사, 방첩 대테러 수사 인력을 등을 제외하면 정통 간첩수사를 담당하는 인력은 15%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원장은 “안보수사하라고 만든 조직에서 주 업무를 수행하는 간첩수사 인력이 15%에도 못미치는 것은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일선 경찰서 안보과나 정보외사안보과에서는 안보수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나마 간첩 등 안보수사를 할 수 있는 곳은 본청과 지방청 안보수사대이다. 그런데 한심한 것은 지방경찰청 안보수사대의 인력 수준이다. 지방경찰청의 경우 안보수사대가 2개 있는데, 1대는 정통 안보수사, 2대는 테러방첩, 산업보안 전담 수사대이다. 안보수사1대의 경우 인력이 12명인데, 수사대장 1명, 서무담당 1명, 교육출장 1~2명, 당직 1명, 연가 1~2명을 제외하면 평시 수사활동 인력이 5명 내외이다. 유 원장은 “이 인력으로 도(道) 단위를 커버해 정상적 안보수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서울과 경기남부 지방경찰청을 제외하고 대부분 안보수사대가 비슷한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자유민주연구원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14~15일 간첩관련 조사를 실행한 결과 우리 사회에 간첩이 있다고 응답한 국민이 68.1%, 없다고 답한 국민이 22.3%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공정 제공
자유민주연구원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14~15일 간첩관련 조사를 실행한 결과 우리 사회에 간첩이 있다고 응답한 국민이 68.1%, 없다고 답한 국민이 22.3%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공정 제공

안보수사 실무적 지휘할 간부 70% 이상이 안보수사 비경력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대한민국 안보수사의 총본산은 경찰청의 안보수사국이다. 안보수사국장(공석), 지방경찰청 안보과정, 안보수사대장 등 안보수사지휘부가 간첩수사 경력이 전무하다. 유 원장은 “전국 안보수사를 실무적으로 지휘할 간부의 70% 이상이 사실상 안보수사 비경력자인데 이런 분들이 국가존망이 걸린 안보수사 지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경찰 고위급 인사에서 안보수사 전문가들의 승진이 상당 기간 배제돼 있다 보니 적합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사정이 있음은 이해한다. 유 원장은 “안보수사를 실무적으로 지휘하는 안보수사대장급(경정급)과 이하 경감, 경위급은 수사전문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경찰청 안보수사단 전체인력 중 대공수사경력자는 10%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수사경력자로 충원하다 보니 생긴 결과이다. 유 원장은 “예를 들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심장수술에 심장전문의(대공전문 수사관)이 아닌 일반 외과의사(일반 수사경찰)를 투입시킨 격”이라며 “이러고서 환자 생명을 지키겠다는 것은 공허안 메아리다. 이는 국가안보에 대한 자해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국정원 대공수사국은 국장부터 간부직원들이 최소한 20~30년간 대공수사에 종사해 전문성이 유지돼서 북한의 간첩공작 총본산인 정찰정보총국(구 정찰총국) 두려워 했던 것”이라고 했다.

전국 258개 경찰서 중 안보과가 운영되는 곳은 9개 경찰서에 불과하다. 나머지 경찰서는 정보안보외사과 등로로 통합 운영 중이다. 유 의원정은 “말이 안보정보,경비안보, 치안안보과지 실제는 경비,정보업무가 주고 안보업무는 겉다리 업무로 소외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31개 경찰서 중 6개 경찰서에만 안보과를 운영하고 광역안보팀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 단위에서는 안보경찰들이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에 주로 투입돼 안보수사는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경찰지휘부는 간첩 등 안보위해사범을 수사하는 안보수사국을 일반수사를 전담으로 하는 국가수사본부(약칭 국수본) 소속의 일개 국(局)으로 편재해 , 안보수사 비전문가인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심지어 안보수사의 특수성을 도외시하고 일반 범죄수사 지침을 기계적으로 안보수사국에 적용토록 강제하여 효율적 안보수사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원장은 “경찰도 보안국 시절의 경우에 나름대로 대공수사공작에 대한 보안성이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었으나 현재 국가수사본부 체제 하에서는 이를 보장할 수 없다”며 “국수본 지휘부의 ‘보안의식’이 미흡하고 ‘차단의 원칙’도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그는 “국수본 내에서 국가존망과 생존권이 달린 안보수사의 우선순위가 일반 범죄수사에 밀려 소외되고 찬밥신세로 전락됐다”며 “이러다 보니, 안보경찰들이 특진, 승진에 일반 범죄수사요원들에 밀려 홀대받는 신세가 돼 버렸다. 심지어 안보경찰을 보국훈장 수여에서도 배제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안보경찰의 인력과 예산 감축, 사기저하 등 안보경찰의 전문성이 저하되고 안보수사 대응력이 약화된 상태이다. 대공수사권 이관에 따른 안보수사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도 국정원의 안보수사체계와 역량과 비교해 경찰 안보수사역량의 부족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구축해야 하나 경찰의 안보수사체제 구축에 실패하여 수박 겉핥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유 원장은 “간첩수사체제가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간첩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경찰의 안보수사체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부활하고 방첩사 해체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원장은 이를 위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 ▲경찰청에 독립적인 (가칭) 국가안보수사본부를 신설하는 등 경찰 안보수사 체제의 강화 ▲국가안보수사청 신설, 국가정보 시스템의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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