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Window
‘연결되지 않을 권리’ 추구
초연결 환경 속에서 성장한 Z세대를 중심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선택하려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언제든지 타인과 접속 가능한 환경이 일상화됐지만, 과도한 정보와 관계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수요가 늘면서 의도적으로 연결을 줄이는 생활 방식이 하나의 소비·문화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인간관계 역시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사교와 소통을 포함한 일상 전반이 ‘선택과 관리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기능이 제한된 피처폰을 사용하는 사례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피처폰은 통화와 문자 등 기본 기능만 제공하는 기기로, SNS와 각종 애플리케이션 접근이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보조 기기로만 사용하거나 특정 시간대에는 전원을 끄는 방식으로 사용 시간을 통제하는 등, 디지털 접속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선택을 넘어, 정보 과잉과 지속적인 온라인 상호작용에서 벗어나려는 생활 방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SNS 이용 행태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게시물 업로드나 메시지 응답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동 빈도를 낮추거나, 특정 플랫폼 이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즉각적인 응답’이 암묵적 규범처럼 작동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연락을 늦게 확인하거나 일정 기간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관계 역시 빈번한 접촉보다 필요한 관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라는 개념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 개념은 원래 업무 시간 외 연락을 제한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일상 전반에서 디지털 접속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확장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근로자의 업무 외 시간 연락을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디지털 단절이 제도적으로도 인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세대적 생활 방식 변화로 보고 있다. 항상 연결된 상태가 기본값이 된 환경에서, 오히려 연결을 줄이고 관계를 선택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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