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문10답 - IPO 앞둔 초대형주
기업가치 6년 만에 38배 급성장
27兆 매출 스타링크가 엔진역할
상장 통해 750억달러 조달 나서
머스크 ‘로켓·소셜·AI’ 통합핵심
xAI·테슬라 등과 메가 합병說도
韓 최대 수혜자는 미래에셋증권
6100억 투입해 ‘3兆 잭팟’ 예상
투자시 고평가·변동성 따져봐야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6월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기업가치는 최대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스페이스X에 투자한 미래에셋그룹의 관련 투자 이력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의 직접 공모 참여 가능성과 간접 투자 통로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스페이스X 상장은 단순한 대형 우주 기업의 증시 입성을 넘어, 머스크가 그리는 거대한 기업 통합 생태계 구축의 핵심 퍼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상장 이후 창업자의 지배력과 경쟁 우위는 지속될 수 있는지, 이미 합병을 마친 xAI에 이어 본체인 테슬라와의 추가적인 통합 움직임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 배경과 자본시장에 미칠 파장, 그리고 투자 시 주의점 등을 짚어봤다.
1. 스페이스X 상장 언제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비공개 등록 서류(S-1)를 제출했다. 6월 초 로드쇼(투자설명회 및 투자자 모집)를 거쳐 같은 달 중 나스닥에 상장될 전망이다. S-1은 비공개로 SEC 심사를 거친 뒤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5일이 지나야 투자자 대상 마케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IPO의 시점에는 전략적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는 시장의 집중적 관심을 받는 오픈AI나 앤스로픽보다 먼저 상장하려 하고 있다. 이들 AI 기업의 대형 IPO가 몰리기 전에 기관투자자의 배분 예산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그러나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스페이스X의 상장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 스페이스X IPO 시 예상 가치는
스페이스X는 최대 1조7500억 달러(약 2550조 원) 규모의 기업가치로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IPO에선 최대 750억 달러(109조 원)를 조달할 계획인데, 이는 현재 IPO 역사상 최대 규모의 2.6배 안팎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목표가 2조 달러(2900조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의 성장 속도는 급성장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보더라도 한층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변화 추이를 보면 2020년 460억 달러, 2021년 1000억 달러, 2022년 1270억 달러, 2023년 1800억 달러 등 해마다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중반 3500억∼4000억 달러에 이어 지난해 말엔 8000억 달러까지 커졌다. 이번 IPO 목표 기업가치가 1조7500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6년 만에 약 38배 성장한 셈이다.
3. 스페이스X 기업가치의 핵심은
스페이스X 기업가치의 급성장을 추동하는 엔진은 바로 스타링크다. 올해 초 기준으로 약 1만200개의 위성이 궤도에 떠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수는 1000만 명 이상에 달한다. 소비자·기업·해상·항공·정부 시장을 아우른다는 것이 강점이다. 올해 스타링크 매출은 약 187억 달러(27조 원)로 전망되는데, 전망대로라면 이는 스페이스X 전체 예상 매출(238억 달러)의 79%에 달하게 된다. 스타링크는 전년 대비 약 80% 매출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스타링크 수익은 로켓 발사 서비스보다 이익률이 훨씬 높아 가장 안정적인 고정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직접 모바일 연결 서비스는 이미 약 650개의 위성이 궤도에 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 말까지 25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4. 스페이스X 상장 배경
스페이스X의 이번 IPO는 단순한 기업 상장에 그치지 않고, 머스크가 이끄는 대규모 기업 구조 재편의 중심축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X(옛 트위터)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 합병한 뒤 지난 2월엔 스페이스X가 xAI를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기업가치 기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으로 스페이스X의 가치를 1조 달러, xAI를 2500억 달러로 평가해 합산 1조2500억 달러의 통합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페이스X(로켓·스타링크), X(소셜미디어), xAI(그록 AI)가 하나의 기업 우산 아래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그록은 이미 스타링크 고객 지원에 배치된 데 이어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에도 활용이 검토되고 있어, AI와 우주 인프라를 결합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또 위성과 재사용 로켓을 만드는 스페이스X가 급증하는 AI 수요에 맞춰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는 강점도 부각된다.
5. 테슬라 등과 통합 움직임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메가 머스크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다. 머스크는 화성 이주라는 장기 목표 아래 테슬라, xAI, 스페이스X를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해왔다. 실제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와 합병을 완료하며 우주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AI 모델을 확보했다.
또 최근엔 테슬라와 스페이스X 간 협업을 발표하며 테슬라와의 합병설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머스크는 테슬라와 xAI가 새로운 AI 에이전트인 ‘디지털 옵티머스’를 내놓는다고 밝힌 데 이어 AI 칩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을 발표했다. 테라팹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공동 운영한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로봇·자율주행 기술을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과 연결하는 비전도 제시했다.
6. 경쟁사 대비 우위 지속 가능성은
현재 스페이스X는 1만 기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나,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와 위성 주파수 확보로 산업 전반의 판도는 흔들리는 중이다. 최근 아마존은 116억 달러(17조 원)를 투입해 ‘글로벌스타’를 인수하면서 저궤도 위성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단말직접연결(D2D) 서비스를 확보했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에 200여 기였던 위성망에 글로벌스타의 위성 24기를 추가하게 된다.
아마존의 공격적인 투자로 위성망 격차가 축소될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상장 전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현재 스페이스X의 궤도 발사 글로벌 점유율은 52%, 미국 내 점유율은 85%에 달해 여전히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7. 일론 머스크의 지배력 유지 여부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머스크의 지분 희석으로 절대적 지배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스페이스X 상장에 머스크 팬덤과 여러 금융기관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과거 경영 행보를 볼 때 스페이스X의 상장을 두고 큰 고민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 상장폐지 가능성을 거론한 뒤 증권거래위 및 주주들과 마찰을 빚었던 적이 있다. 또 포천은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곧바로 실적 및 재무 현황, 생산 지연과 비용 문제 등으로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집중포화를 받을 것”이라며 “화성 이주 계획과 관련한 내용은 뒷전으로 밀리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서 절대적 권한을 쥐고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상장 계획을 두고 딜레마를 안게 된다.
8. 미래에셋증권이 수혜자로 꼽히는데
국내 금융권에선 이번 상장의 최대 수혜자로 단연 미래에셋증권을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경영진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스페이스X와 xAI, X 등 머스크 관련 자산에 투입한 금액이 6100억 원이라고 공식 밝혔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머스크 관련 자산의 평가금액은 2025년 결산 기준 1조9000억 원, 평가이익은 1조3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스페이스X 상장 예상 가치인 2조 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미래에셋증권의 관련 장부가치가 최대 3조2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투자 잭팟은 실제 주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지난 3개월 전보다 129.3% 상승했다. 막대한 미실현 이익이 가시화되면서 자산가치 재평가와 함께 주가 상단 목표치가 재조정되고 있는 것이다.
9. 국내 투자사들의 움직임은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IPO에 참여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단에 포함된 데 이어, 공모 물량 일부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며 국내 공모 절차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확보 가능한 물량 규모와 배정 방식,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다. 일반 공모가 어려울 경우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 중심으로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투자상품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스페이스X 상장 기대를 반영한 우주항공 테마 상품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 투자 시 유의해야 할 리스크는
가장 큰 리스크는 고평가 논란이다. 기업가치가 2조 달러 안팎까지 거론되는 만큼 미래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을 수 있다. 상장 직후 변동성도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는 한국처럼 상·하한가가 없어 초반 수급이 흔들리면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다. 우주 산업은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고 이익 회수 기간이 길어 발사 실패나 규제 변화, 금리 환경 변화 같은 변수에 주가가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우주 대장주’라는 상징성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상장 후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박정경 기자, 조재연 기자, 최근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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