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권 논설위원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에 참여한 현역 단체장 전원이 교체된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중인 충북지사를 제외한 현역 전원이 생존했다. 양당 모두 ‘일반 국민 50%, 당원 50%’를 기반으로 한 국민참여경선제를 택했음에도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쪽에서는 현역을 쳐내는 ‘물갈이’의 칼날로, 다른 쪽에서는 현역을 지키는 ‘사수’의 방패로 작용한 셈이다. 국민참여경선이 한국 정당사에 본격 등장한 것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제16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다. 대의원들이 체육관에 모여 후보를 찍던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타파하기 위한 혁신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7만여 명의 일반 시민에게 50%의 득표권을 부여했고, 이는 이른바 ‘노풍(노무현 바람)’을 일으키며 한국 정치사의 한 획을 그었다. 정치 개혁의 상징이었다. 돈보다 당심과 민심이 중요해지면서 정치 지망생에게 던지는 첫 질문은 “돈이 얼마 있느냐”에서 “당원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로 바뀌었다. 이후 경선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민참여경선은 태생적 한계와 변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역선택’ 논란이다. 본선 경쟁력이 강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상대 정당 지지자가 경선에 개입하는 행위다. 이를 막기 위해 도입한 ‘역선택 방지 조항’은 선거마다 정당 간, 후보 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반 시민의 몫이어야 할 영역이 당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지지 정당은 맞지만, 당원은 아니다”라고 답하라는 지침이 SNS를 통해 당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퍼졌다. 신분을 속인 당원들이 경선에 참여해 민심을 왜곡하면서 ‘당원참여경선’으로 변질됐다. 당원의 힘이 정치인보다 강해졌다. 국회의원이 강성 당원과 유튜버 눈치를 본다. ‘당원 중심 정치’의 취지는 좋지만, 국민을 배제하고 정치를 왜소하게 만들며 양극화를 부추기는 위험이 있다.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강해질수록 포퓰리즘은 더욱 극성을 부린다. 이런 흐름 속에 민심을 받들겠다며 시작된 국민참여경선이 오히려 정치를 퇴행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다. ‘내 편’만 챙기겠다는 ‘반정치’ 현상이 드러난 국민참여경선의 문제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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