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반상미 신한PWM도곡센터 팀장(PB)
우리는 지금 과거와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한때 위기는 특정 시점에 발생하는 ‘이벤트’였지만 이제는 일상 속에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상수’가 됐다.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 인플레이션, 금리 변동, 공급망 불안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동시에 반복되고 있다.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키울 것인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최근의 전쟁과 글로벌 갈등은 자산시장의 특징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대부분의 자산이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도 방위산업이나 에너지 관련 자산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모든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이러한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은 ‘분산’이다. 단순히 종목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자산, 즉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함께 담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주식이라도 산업에 따라 반응은 달라지고 주식과 채권, 원자재는 경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경기가 둔화되면 주식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채권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원자재와 에너지 자산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 다른 움직임의 자산을 함께 보유할 때 포트폴리오는 충격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국가 및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을 분산하고 다양한 국가 및 시장에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요소는 통화의 분산이다. 환율 역시 자산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원화 자산에 집중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실질 가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를 함께 보유하면 위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점 분산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정 금액을 나누어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 방식을 활용해야 투자 타이밍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자산이 오를지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자산, 지역, 통화, 시점으로 이어지는 균형 잡힌 분산이 그 출발점이다.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 필요한 것은 과감한 예측이 아니라 치밀한 대비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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