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정부·美인사 다른 주장

 

국방부 “美 항의 없었다” 해명에

성일종 “방문여부 등 핵심 회피”

빅터차 “구성 핵 보고서 없었다”

정동영 장관 발언에 배치된 입장

사진=곽성호 기자
사진=곽성호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등으로 촉발된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논란이 정치권과 정부 간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미 당국 간 이상기류를 둘러싸고 여야와 정부, 미국 측 인사들까지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일시적 외교 갈등을 넘어 진영 대립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사진 왼쪽 세번째) 국회 국방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를 향해 “3월 10일과 11일 오전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사실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주한미군사령관은 분명히 안규백 장관을 찾아 정 장관의 기밀 유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국방부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방문 여부 등 핵심은 회피한 것”이라며 “정보 공유가 왜, 언제부터, 얼마나, 어떻게 제한됐으며 누구 때문에 어려움에 처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미국 조야에서도 정 장관의 입장과 배치된 주장이 제기됐다. 정 장관은 구성 핵시설 발언 근거 중 하나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들었지만 빅터 차 CSIS 석좌는 “구성 핵시설 관련 보고서를 한 번도 작성한 적 없다”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도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언록 어디에도 ‘구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정 장관의 발언이 미국이 제공한 대북 기밀과 무관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보안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보 제한에 대한 상응 조치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조치가 ‘경고 메시지’라며 물밑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안 내고 있고 오히려 알려주는 거 아니냐는 의심이 있을 수 있다”며 “공개된 자료인데 무슨 문제냐는 태도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사람(정 장관) 문제가 큰 것 같다. 내부 조율이 안 되고 오히려 엇박자를 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한·미 간) 불신이 쌓였다”며 “물밑조율을 통해 대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이정우 기자, 권승현 기자
정선형
이정우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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