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미중부사령부 X캡처
호르무즈 해협. 미중부사령부 X캡처

총26척 이탈계획 아직 못세워

미국과 이란 간 불안한 휴전 상황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입구로 이동한 한국 선박들이 오고 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번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현재 발이 묶인 한국 유조선들이 해협을 빠져나온다 해도 국내 석유 수급 상황이 바로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22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내에 머물고 있는 26척의 한국 선박 가운데 아직 해협을 이탈하는 항해 계획을 세운 선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던 한국 선박들은 통행 재개 기대감에 입구 쪽으로 이동했지만 최근 휴전 상황이 불안해지자 해협 이탈까지는 나서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협에 접근하는 선박들에 대한 발포 위협이 여전하다”며 “선박과 선원들의 신변이 위험한 상황에 선박 연료비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항해 계획을 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선박을 소유·운용 중인 국내 선사들은 보험료와 인건비, 유류비 등으로 하루 143만 달러(약 22억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 국적 선박 26척 가운데 약 90%가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으로 이동했다. 전쟁 발발 직후 카타르·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국가 해역에 정박해 상황을 주시하다 호르무즈 통행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자 관문 근처로 이동한 것이다. 다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의 입장이 계속 바뀌면서 입구 인근에 멈춰서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26척의 선박 중 유조선의 해협 탈출 가능성과 항해 일정도 주목된다. 국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던 중동산 원유가 한국에 마지막으로 수입된 지 1개월 이상 지난 만큼 정부와 정유업계가 대체 물량을 구한다고 해도 석유 수급 위기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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