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00만 대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글로벌 완성차 진영과 중국 토종업체 간의 사활을 건 ‘점유율 탈환전’이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오토 차이나 2026(베이징모터쇼)’이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열흘간 베이징국제전람센터와 국제전시센터 두 곳에서 동시 개최된다. 기존 20만㎡였던 전시 면적을 38만㎡로 대폭 확장하며 글로벌 최대 규모의 모터쇼로 체급을 키웠다. 전시차량만 1451대에 달하며, 이중 전 세계 최초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모델은 181대, 콘셉트카는 71대에 이른다.
이번 모터쇼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압도적 내수 지배력을 확보한 중국 현지 브랜드에 맞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3005만 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BYD·지리자동차·체리 등 중국계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이 69.5%로 치솟았다. 시장에서 팔린 차 10대 중 7대가 자국 브랜드인 셈으로, 글로벌 수입차 업체들의 입지는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진 상태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뼈아픈 실적 하락을 겪은 현대자동차는 이번 모터쇼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전동화 반격’에 나선다. 2016년 114만 대에 달했던 현대차의 중국 현지 판매량은 지난해 13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는 반전의 카드로 현지 시장에 특화된 ‘아이오닉’ 전기차 양산 모델의 디자인과 상품 정보를 최초로 공개한다.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구매부터 유지 보수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생애주기 전반의 판매·서비스 청사진을 제시하며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자동차 거인들 역시 ‘초밀착 현지화’를 무기로 방어전에 돌입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공동개발한 ‘ID.UNYX’를 전면에 내세운다. 랄프 브란트슈태터 폭스바겐 중국 대표가 “올해 2주에 1대꼴로 신차를 출시할 것”이라 공언할 만큼, 연내 신에너지차(NEV) 20여 대를 쏟아내며 공격적인 물량공세를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중국의 자율주행 기업인 모멘타(Momenta)의 기술을 탑재한 신형 S클래스를 선보이며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정조준한다.
반면, 막강한 내수점유율을 쥔 중국 토종업체들은 기존의 저가·소형 중심 이미지에서 탈피해 ‘고급화·대형화’로 맞불을 놓는다. 자국 내 전기차 공급과잉으로 촉발된 극심한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구조적 전환을 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대형 SUV ‘그레이트 탕’과 플래그십 SUV ‘시라이언08’, 최고급 브랜드 양왕의 ‘U8’을 전면에 앞세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지커(Zeekr) 역시 로보택시 프로토타입과 고급 다목적차량(MPV) ‘009’의 신형 모델을 전격 공개하며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기술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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