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으로 파고드는 마약범죄
10만명당 마약 관련 범죄자 수
중구 151명 ‘최다’… 서초 67명
유흥가 밀집지 이어 주택가 퍼져
정부 ‘마약과의 전쟁’ 선포 무색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이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이내일 경우에만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 적용 시 서울 자치구의 40%가 이미 ‘마약 위험지대’에 해당한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만, 마약 범죄 수법은 더 빠르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문화일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근 5년간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2021∼2025년)간 서울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총 1만490명에 달했다. 지난 2021년 1434명이었던 검거 인원은 지난해 2408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까지도 580명이 검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기존 유흥가 밀집 지역은 물론, 일반 주거 지역에서도 마약 사범 발생 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마약 사범이 가장 많이 검거된 곳은 강남구(총 1587명)였다. 그러나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비중(2025년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은 151.1명을 기록한 중구였다. 상대적으로 유흥 시설이 적고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노원구 역시 10만 명당 검거 인원 비중이 33.3명을 기록, 25개 자치구 중 범죄 빈도가 여섯 번째로 높았다. 자치구별로 보면 중구에 이어 서초구(67.5명), 강남구(64.0명), 종로구(63.9명), 용산구(46.5명), 노원구(33.3명), 영등포구(31.1명), 마포구(29.1명), 동대문구(24.6명) 등이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기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에서 마약과장을 지냈던 박경섭 변호사는 “직접 양귀비를 재배하는 등 마약 범죄가 갈수록 대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닐하우스, 논밭이 많은 지역의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들 지역의 변화는 마약이 유흥가 등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마약 범죄 역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외국인 마약 사범 검거 인원은 2021년 9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86명으로 2배가량으로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까지 47명이 검거되면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외래교수는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노동자들이 자국의 마약을 들여와 투약하는 경우도 잦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전문적인 루트를 통해서만 취급할 수 있었던 마약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만연해지면서 더욱 촘촘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마약 밀반입을 원천 차단하면서 국내의 마약 소비 지형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인 커뮤니티와의 접촉을 늘리는 등의 접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수빈 기자, 김유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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