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법 개정에도 곳곳 ‘사각’
분자변형 성분으로 규제 피해
“10만 원을 과태료로 내라고요? 이거 니코틴 없는 액상인데요.”
지난 2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상가 앞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던 한 시민이 단속원에게 적발되자 ‘니코틴 0%’라고 적힌 액상 병을 들이밀며 강하게 항의했다. 육안이나 냄새만으로는 실제 니코틴 함유 여부를 판별할 수 없어 단속원은 이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현행 지침상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를 피웠더라도, 추후 ‘무(無)니코틴’임을 소명하면 과태료 부과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무려 37년 만에 담배의 ‘정의’가 바뀐다. 이번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기존 ‘연초 잎’에 한정됐던 원료 범위를 ‘연초나 니코틴’으로 확대해 그동안 규제망을 피해왔던 ‘합성 니코틴’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담배의 정의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분자 구조를 변형한 ‘유사 니코틴’과 ‘무니코틴’ 제품들이 여전히 법망을 빠져나가면서 이번 개정안이 ‘절반 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새로운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앞선 사례와 같은 경우에는 단속할 방법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규제망을 피해가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 전자담배 쇼핑몰들은 벌써부터 “24일 출고분부터는 대체 성분인 ‘6-메틸니코틴’으로 생산돼 판매됩니다. 가격은 현재와 동일합니다”라는 공지를 버젓이 띄워 놓고 있다.
김혜웅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