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고온 심화에 3년새 2배

 

올해 1~2월 식중독 신고 109건

식약처, 학교·유치원 위생 점검

4만510곳 중 26곳 적발해 조치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0) 씨는 이달 초 사흘 동안 극심한 구토와 복통 증상을 겪었다. 상온에 하루 정도 놔뒀던 치킨을 먹었던 게 화근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정도 지난 음식을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식중독에 걸린 것이었다.

최근 4월 중순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중독 감염 의심 신고가 늘고 있어 음식 및 위생 관리에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부산 소재 A대학에서 도시락을 먹은 학생 20명이 구토와 설사 등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해당 도시락은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추진하는 대학생 복지 지원 사업 ‘천원의 아침밥’의 일환으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명 마라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된 마라탕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마라탕 프랜차이즈 20곳을 조사한 결과, 3곳에서 판매된 마라탕과 매장 소스에서 대장균과 리스테리아균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고온 현상이 해마다 계속되면서 식중독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식중독 환자는 2013명(잠정치)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같은 기간(843명)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도 현재까지 집계된 1∼2월 식중독 의심 신고가 109건이나 됐다. 이는 한 달에 50건 씩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신고된 식중독 사건 중에는 집단 급식 시설에서 발생한 식중독 의심 신고도 36건이나 됐다. 올해 1~2월 동안 신고된 환자 수는 1222명에 달했다. 식약처는 봄철, 대량 조리 후 실온 방치 시 가장 많이 발생하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17일 신학기 학생들의 식중독 피해 예방을 위해 분식점과 학교, 유치원 등 4만510곳을 점검해 2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의 식중독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유행과 함께 이상고온으로 인한 세균성 장염이 겹치면서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식재료 관리를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식중독이 유행할 때는 가급적 대부분 음식을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지운 기자
노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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