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生鮮)’은 한자를 살펴보면 살아 있거나 신선한 물고기란 말이다. 물에 사는 생명체로서 지구의 일원이지만 인간은 오로지 먹거리로서 바라보며 붙인 이름이다. ‘물고기’조차 물에 사는 고기라는 의미이니 인간의 시각이 반영된 말이다. 그러나 물고기는 물에 사는 어류 전체를 가리키니 생선보다 넓은 의미다. 그런데 제주도에 가면 ‘생선’은 더 의미가 좁아진다. 제주 사람에게 생선은 오직 한 종의 물고기 ‘솔라니’만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솔라니는 제주도에서만 쓰는 말이니 뭍사람들이 알 수 있는 말로 바꾸면 ‘옥돔’이다. ‘돔’은 ‘도미’가 줄어든 말로 타원형의 평평한 몸을 가진 물고기를 가리킨다. 연안에 서식하면서 생김새가 멋지고 맛도 좋아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는다. 여기에 보석의 하나인 ‘옥(玉)’이 붙었으니 이 생선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름에 잘 반영된 셈이다. 생김새가 비슷하나 ‘짝퉁’ 취급을 받는 ‘옥두어’를 생각해 보면 ‘옥’과 ‘돔’이 만나야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도미’와 ‘돔’은 본말과 준말 모두가 인정받는 사례로 표준어규정에서 언급된다. 단독으로 쓰일 때는 ‘도미’이지만 다른 말과 어울릴 때는 ‘돔’이 주로 쓰인다. 바다 낚시꾼들의 주된 표적인 감성돔, 뚜렷한 줄무늬가 멋진 줄돔, 튀어나온 혹이 특징인 혹돔 등 아주 많은 종이 있다. 그러나 이름만을 따진다면 ‘참돔’이 최고다.
옥돔과 참돔 중 어느 것이 진짜 돔일까? 이름으로서는 참돔이 앞서지만 대접으로서는 옥돔이 앞선다.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생선일까? 제주 사람에게는 옥돔만 생선이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둘 다 생선이다. 도미처럼 물속에서 사는 생명체는 물고기일까 생선일까? 지구의 일원인 ‘어류’로서 당당한 대접을 받아야 하지만 인간은 철저히 먹거리로 바라본다. 그것이 생태계이니 어쩔 수 없기는 하다. 그러니 제주에 가서는 진짜 생선 맛을 봐야 한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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