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퇴직금으로도 비유되는 ‘공정수당’ 논의가 급부상했다. 그러나 겉보기 명분과 달리 고용 형태 왜곡은 물론 일자리 자체를 급속히 줄일 수도 있어 신중한 논의와 접근이 필요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KBS에 출연해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단기간 근무할수록 조금 더 수당을 쳐주는 공정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수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1년 경기지사 시절 시행한 적이 있는데, 계약 기간 만료 때 일시급으로 기본급의 5∼10%를 지급하고, 근무 기간이 짧을수록 비율을 높이도록(2개월 10%, 12개월 5%) 했다.

근속 기간이 짧거나 계약이 불안정한 노동자에게 보상을 더 주는 게 옳다는 발상에 따라 명칭도 ‘공정수당’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인 만큼 도입 여부를 포함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지는 등 노란봉투법 역풍 이상의 대혼란도 예상되는데, 공청회나 관계 기관·단체 등과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주무 장관이 방송에 나와 덜컥 발표부터 한 것부터 이해하기 힘들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비정규직의 보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이지만, 그렇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김 장관은 1년이 안 돼 퇴직한 노동자에게 수당을 10% 정도 더 주는 프랑스 사례도 거론했다. 프랑스의 ‘계약 종료 보상금’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퇴직 때 사업자가 총급여의 10%를 ‘프레카리테(불안정) 수당’으로 주고, 정규직 전환 땐 이를 면제토록 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은 별로 늘지 않고 단기 일자리도 주는 등 부작용이 크다. 고용경직성 문제 해결 없이는 채용을 꺼리거나 자동화를 부추기게 된다.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도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 확산을 막기 힘들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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