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71%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0.2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내년 전망치(1.57%)까지 감안하면 15년째 계속해서 하락하게 된다. 성숙 경제에서 잠재성장률 둔화는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하강 곡선이 지나치게 가파르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2023년 역전을 기점으로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반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재성장률이 1.6%까지 추락했던 미국은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며 2024년 2.3%까지 끌어올렸다. 그 배경은 명확하다. 우선, 인공지능(AI)·정보기술(IT)·로봇 주도로 생산성 혁명에 성공했다. 둘째, 코로나 사태로 70만 명까지 줄었던 이민자 수가 2022년부터 10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여기에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제조업 부흥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도 다른 선택지는 없다. 노동력 확충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당장은 노동시장 개혁이 급선무다. 경직된 고용 구조가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다. 핵심 해법은 신성장 동력 확보다. AI와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전략적 집중과 함께, 금융·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이 급하다. 기업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환경을 정비하고, 법치 확립과 사회적 갈등 완화로 ‘사회적 거래 비용’도 줄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연말 국무회의에 이어 신년사와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 4대 주요 정책 발표 등을 통해 “2026년을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과 같은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추세적 하락을 되돌릴 수 없다. 노동과 자본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요소 투입형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다. 기술 혁신과 규제 혁파를 통한 ‘혁신 주도형 성장’ 없이는 신기루일 뿐이다.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대로 가면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 초반에 마이너스로 추락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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