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경제 인사이트 - 美 · 이란 전쟁 따른 금리 전망

 

美 휘발유 값 3월 18.9% 폭등

3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3%↑

전쟁이 쏘아 올린 인플레 신호탄

IB “9월까지 금리 인하 어렵다”

 

韓 ‘삼전·닉스’ 역대급 실적 기록

1분기 GDP 1.7%… 예상치의 2배

유류세 인하로 물가 억지로 눌러

전쟁변수 계속 땐 금리 올릴 수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향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경제사에서 경제에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변화를 촉발한 매개체가 금리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중동 전쟁의 영향에 따른 금리 결정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최근(2026년 3월)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주요 투자은행(IB) 대부분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9월 정책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10개 IB 중에서 모건스탠리만 Fed가 9월 전에 2차례의 정책금리 인하를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월 조사에서 대부분 IB는 향후 금리 인하 예상 횟수가 3월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리 인하 재개 및 종결 시점은 3월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는 가장 많은 곳이 3회(씨티)였고, 가장 적은 곳이 0회(JP모건)였다.

미국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에 반영된 올해 연말 미국의 정책금리 전망치도 2월 3.11%, 3월 3.42%, 4월 3.58%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의 정책금리가 3.50∼3.75%이므로 Fed가 올해 안으로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폭이 별로 크지 않다고 시장에서는 내다본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올해 연말까지 Fed가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폭이 크지 않다고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국제유가 상승→물가 상승→정책금리 인하 제약’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2월 2.4%보다 0.9%포인트나 높다. 올해 3월 서비스 물가는 전월과 동일하게 3.1% 상승했지만, 재화 물가 상승률이 2월 1.2%에서 3월 3.4%로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휘발유 가격 급등(2월 -5.6%→3월 18.9%)이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이 여타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7%로 예상치(한은 2월 전망 0.9%)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 인하는커녕 하반기 금리 인상론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GDP 성장률 전망치가 0.9%인데 결과물이 1.7%가 나온다는 것은 사실상 경제 예측 기관이 무능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성과가 그만큼 눈부시고, 예측을 완전히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훨씬 양호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대부분 중앙은행의 첫 번째 책무(mandate)가 물가 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를 기록, 전월(2.0%) 대비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3월 4주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최대 0.4∼0.8%포인트 낮아졌다. KDI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에 대해서는 0.2%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 정부는 재정(국민 세금)을 동원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억지로 끌어내리고 있는데 워낙 돈이 많이 들고 저소득층에게는 상대적으로 혜택이 덜 돌아가는 정책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국민 세금으로 소비자물가 급등을 내리누르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제에서 전쟁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를 찾기도 어렵다. 물가와 금리의 향방이 중동 전쟁이 언제 종료되느냐는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가 향후 경제에 대한 그럴듯한 예측을 내놓기도 어렵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을 경우 향후 금리 경로에 큰 변동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현시점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리스크(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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