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기의 K스트리트 - 게리맨더링이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특정 인물 또는 정당이 당선되도록 유리하게 하는 행위인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은 미국 정치사에서 꾸준히 등장했다. 하지만 지나친 게리맨더링은 역풍이 불기도 하고 당장 닥친 선거에서는 승리해도 더 큰 실패를 안겨주기도 했다.

게리맨더링은 1812년 매사추세츠주 엘브리지 게리 주지사가 몇 개 선거구에 지지표를 집중시켜 민주공화당이 다수의 의석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는데 선거구 중 하나가 마치 신화 속 괴물인 샐러맨더(Salamander·도롱뇽)와 비슷한 데서 게리의 성과 샐러맨더를 합쳐 부르며 조롱한 데서 유래했다. 현대 정치에서 가장 ‘기괴한 모양’으로 소환되는 것은 2011년 펜실베이니아주 제7선거구다. 디즈니 영화 캐릭터 구피가 도널드 덕을 발로 차는 모양, 혹은 ‘피를 흘리는 발가락(Bleeding Toe)’으로 불렸다. 이 선거구는 무려 5개 카운티에 걸쳐 연결돼 있었고 공화당 의석을 지키기 위해 마을과 마을을 가는 선으로 연결하다 보니 어떤 지점은 폭이 불과 수m에 불과할 정도로 좁았다. 결국 2018년 주 대법원이 이 선거구를 포함한 2011년 지도가 “수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설명 불가능한 당파적 게리맨더링”이라며 새로운 지도를 그리게 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게리맨더링 중 가장 악명높은 사례는 메릴랜드 제3선거구다. 선거구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육지가 아닌 체서피크 만을 가로질러 선거구를 연결했다. ‘썰물 때만 선거구가 연결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게리맨더링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894년 민주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대대적으로 재획정했다. 하지만 1년 전 발생한 대공황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민주당은 하원에서 무려 110석 이상을 잃으며 참패했다. 2018년 펜실베이니아주 중간선거도 비슷한 사례다.

민병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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