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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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남을 미워하거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상황에서 내가 이런 것을 느끼는 게 옳은 것인지, 내가 잘못한 것인지, 상대방이 잘못한 것인지 자꾸 물어보게 됩니다. 그렇게 확인을 해야 마음이 편하지만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 험담을 하게 되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의존적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결국 자기 확신이 없어서 작은 일에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것 같은데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 자신에게 먼저 묻고 기록… 그래야 ‘자기 확신의 근육’ 붙어

▶▶ 솔루션

타인과의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하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은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 기제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그 과정이 반복되면 의존성에 대한 회의감과 험담에 대한 죄책감이 뒤따라오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화내는 게 맞나?”라며 감정의 옳고 그름을 따지려 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논리적 판단의 대상보다는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이 감정이 옳은지 묻는 대신,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라는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합니다. 감정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허락이나 공감이 있어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질문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보다는 질문을 조금 미뤄봅시다. 불안할수록 즉시 남에게 물어보기를 통해 해소하고 싶어집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시간적 간격을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묻기 전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갈등이 생기거나 수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하루 동안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기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그 글을 읽었을 때도 여전히 타인의 의견이 절실하다면, 그때는 감정이 아닌 대처법을 위주로 의견을 요청하는 것이 건강한 소통 방식입니다.

스스로에게 충분히 질문을 던진다면 다른 사람과도 효율적인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의 어떤 행동이 나를 어떻게 건드렸는지, 나는 지금 저 사람을 고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을 보호하고 싶은 것인지 말입니다. 구체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내리는 과정이 반복될 때 자기 확신의 근육이 붙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의견을 구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주의할 것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질문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문제에 대해 단 한 사람의 의견만 맹신하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각 상황과 문제의 성격에 맞는 한두 사람의 의견을 구하고 다시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무조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독립적인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의존 때문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때 못 하고 초조하거나 불안이 과도하다면 문제가 되니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에만 몰두하지 않아야 합니다. 시간을 두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활동을 하거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애써 봅시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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