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자립 목표 자조모임 ‘해냄’

 

자립 어려운 만18세 이상 청년

자기계발비 등 150만원 지원

통장관리·자산형성 금융교육

일본여행 통해 문화·정서교류

 

종합병원 간호사 합격 참가자

“취업 불안 견디는 큰 힘 돼줘”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시티세븐몰에서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 자조모임 ‘해냄’ 4기 구성원들이 마무리 행사인 ‘성장나눔발표회’를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시티세븐몰에서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 자조모임 ‘해냄’ 4기 구성원들이 마무리 행사인 ‘성장나눔발표회’를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난해 간호학과 4학년생이었던 가정위탁 보호연장청년 김이지(가명) 씨. 국가고시를 앞두고 취업 불안이 커지던 김 씨는 그해 3월 새 모임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모임을 통한 첫 해외 경험, 경제 교육, 직장 생활 요령 체득 등으로 ‘완전한 성인’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하나씩 뗐다. 같은 해 8월 간호 실습 1000시간을 마친 김 씨는 11월 모임 수료와 동시에 한 종합병원의 서류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올해 1월에는 국가고시에 합격, 어엿한 종합병원 간호사가 됐다.

김 씨의 자립에 큰 영향을 끼친 이 모임은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 자조(自助)모임 ‘해냄’이다.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이란 다른 가정에 위탁돼 자라다 만 18세가 넘어서도 자립이 어려워 계속 지원받는 이들을 말한다.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경남의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들이 함께 배우고 경험하며 상호 지지 속에서 성장하고, ‘삶의 주체자’로서 안정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해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2022년 시작된 해냄은 매년 기수별로 구성원을 달리해 진행됐다.

김 씨를 비롯해 지난해 3월 해냄 4기로 뽑힌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청년) 14명은 발대식을 시작으로 11월 마무리 행사 ‘성장나눔발표회’까지 약 9개월 동안 활동했다. 센터는 보호연장아동(청년)들이 최대한 주도적으로 활동하도록 했다. 자격증 취득비, 교재교구 구입비, 수강료, 문화생활 지원 등에 필요한 자기계발비도 인당 150만 원 지원했다.

특히 직전 기수에서 저축·보험 등 경제교육이 가장 유익한 활동으로 평가된 점을 반영해 관련 교육에 더 무게를 실었다. 보호연장아동(청년)들은 제1·2·3금융권의 분류 및 특징, 보통예금·정기적금·자유적금을 비롯해 청약·파킹통장 등의 개념을 배웠다.

해냄 4기 김이지(가명) 씨가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시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한 해 목표와 자기계발비 사용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해냄 4기 김이지(가명) 씨가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시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한 해 목표와 자기계발비 사용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구성원들이 직접 기획하는 ‘해외자립캠프’가 신설된 점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해냄 4기 11명은 일본 오사카(大阪)와 도쿄(東京)를 다녀왔다. 정보 수집부터 예산 계획, 일정 기획 등 캠프의 모든 준비 과정을 참여자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한 참가자는 “여행 전엔 단순히 ‘유명한 곳을 가보자’는 맘이 컸지만, 실제로는 그 공간 속에서 문화와 정서를 직접 느끼는 경험이 더 값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팀원들과 함께 움직이며 일정을 조율하고, 이동 경로나 예산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협력의 중요성과 여행의 현실적인 부분까지 체험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 요령을 배우는 교육도 진행됐다. 해냄 4기는 연락, 보고, 판단, 회의 등 회사 업무는 물론, 악수하기나 명함 건네기 등 직장 에티켓을 두루 배웠다. 오해 없는 말 전달법, 공손한 거절 표현 연습, 협업을 위한 경청 기술을 비롯해 부당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도 학습할 수 있었다. 한 참여자는 “어디서도 쉽게 들어볼 수 없는 내용이라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활동을 마무리하는 성장나눔발표회에서 보호연장아동(청년)들은 해냄 전후로 달라진 모습과 삶의 목표를 공유했다. 이 발표회에선 사진전 ‘청년들의 순간전(展)’이 열렸다. 김 씨가 일본 캠프에서 찍어온 수국 사진에는 힘든 삶의 여정에서 고되게 노력한 김 씨를 투영하듯 ‘견디고 피어난 시간’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수국은 비가 많이 내린 뒤에야 가장 짙은 빛을 낸다. 올해의 나는 많은 과제, 실습 취업…. 수많은 불안을 견디며 스스로를 단단하게 키워 왔다. 모든 시간은 결국 수국처럼 나를 피어나게 한 힘이 됐다. 이 사진은 견디는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2025년 한 해의 기록이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이예린 기자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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