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화를 냈다면 수사단장이 아니라 보고한 비서관에게 낸 것”이라면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실력이 얼마나 된다고 대통령이 거기다가 화를 내겠느냐”고 말했다.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다. 이른바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발생한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화를 내며 질책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에서 열린 직권남용 사건 재판에서 “비서관이 사단장부터 중사까지 8명을 줄줄이 적어왔길래 ‘이 사람들 과오가 뭐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했다. 보고하는 비서관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8명을 경찰에 보낸다니까 화를 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등은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에 기소됐다. 특검은 이들이 임성근 전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을 피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하고, 경찰 이첩을 막기 위해 수사 기록 회수·보직 해임·수사 결과 변경 등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미다.

재판에서 다른 피고인들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종섭 전 장관 측은 “사단장 제외 지시를 받은 적 없고 수사 결과 변경을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전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측은 “기록 회수 지시를 전달한 적조차 없다”고 말했다.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역시 “대통령의 발언은 정당한 지휘권 행사로 위법한 수사 개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13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증인으로 불러 본격 심리에 돌입할 방침이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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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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