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천 중앙대 명예교수·법학
6·3 지방선거를 30일 앞두고 돈 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주로, 공천이 곧 당선이나 마찬가지인 특정 지역의 여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이다. 그러다 보니 본투표보다 경선이 더 중요한 지역들이 생겨난다. 공직 출마자들은 오직 당선만을 꿈꾼다. 한번 공직에 맛을 들이면 나중에 떨어졌을 때 금단현상마저 겪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의 중독성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어떻게든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인간의 마음은 가히 본능이라 할 수 있다. 힘의 우열에 따라 지위가 정해지던 시절에는 폭력적일수록 높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사회질서도 얼마 전까지는 군부 통치 유형에 속했다. 이젠 민주화가 달성됐다지만, 당대표가 공천권을 막강하게 행사하고 있으니 과연 민주주의가 맞나 싶기도 하다.
공천권을 누가 행사하느냐에 따라 후보들은 그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당대표가 그냥 다 정해 버린다면 그에게 줄을 서야 할 것이다. 옛날과는 많이 달라져서 당대표 혼자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그에게 줄 서는 사람이 많으니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 복잡하다. 공천 과정에서 결정에 관여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그렇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사건을 보면 ‘돈의 힘’이 느껴진다.
돈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향한다. 후보를 정할 때 경선을 하면 투표 결과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돈이 여러 군데로 사용된다. 공천헌금 내고 끝내는 것보다 무척 번잡해 보인다. 호남지역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당선을 목적으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고 어느 이장이 신고했다고 한다. 전남 화순군수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경선을 통해 민주당 순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모 씨의 경우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이 지역 사업가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돈을 써야 당선이 되는데 이 지역에선 경선이 곧 본선이니 애초에 돈이 많이 든다. 자금 동원력은 역시 기업인들이 제일이다. 사업하는 사람들로서는 그가 당선되기 전에 자금을 지원하려고 한다. 정치인과 잘 통해야 사업이 잘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재에 밝은 이들이 하는 일이니 준 것보다 나중에 챙길 수 있는 이익이 더 크지 않겠는가.
이번 지방선거 금품선거 열기는 지역적 범위를 넘어 수도권으로도 번지는 추세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의 전멸할 것이라는 예측은 대다수 국민도 공감하는 듯하다. 수도권에서도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곳이 많은가 보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서울 종로구청장 경선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와 행정부를 장악한 데 이어 이제 지방자치단체까지 석권하려는 독점 권력이 돈봉투 살포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패의 늪에 빠져든다는 느낌이다.
금품선거는 범죄행위이다. 범죄는 처벌해야 예방할 수 있다. 형사처벌은 수사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공직선거법 수사는 무엇보다 속도가 생명이다. 검찰청이 오는 10월 2일 문을 닫게 되면서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해야 할 텐데, 과연 능력과 의지를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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