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삼성전자노동조합(삼전노조)이 기본급 7% 인상과 성과급 상한 폐지 및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5년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5800만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삼전노조는 파업을 선언하고 파업 시 하루 약 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사측을 압박한다. 삼전노조의 이번 파업은 무심하게 지켜보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다.

우리나라의 법은 근로자가 약자라는 인식으로 다른 경제 주체들에는 허용하지 않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여러 특권을 준다. 삼전노조는 웬만한 전문직이나 소상공인보다도 소득이 많으며 하루 1조 원의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는 집단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보기 어렵다. 영업이익의 분배가 노동쟁의의 대상일 수도 없다. 부당한 요구를 근거로 한 파업은 법이 약자 보호를 위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한 행동이다. 더욱이 사회적 피해를 일으키는 행동이 법적 보호의 대상일 수 없다.

성과급은 근로자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해서 지급해야 할 문제이지 영업이익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고용 등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고 남은 것이다. 영업이익은 투자를 위해 조달된 금융비용으로 지급되고 세금을 내고 남으면 주주의 몫이 된다. 주가는 예상되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대로 성과급이 결정되는 순간 주주들의 재산은 줄어든다. 지배주주가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개정된 상법에 따르면 성과급 지급은 배임 행위다.

1992년 워런 버핏은 막대한 자본을 계속 투입해야 생존하는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자본 수익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불행하게도 꾸준하게 연구개발(R&D)과 설비의 투자를 늘려야 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게 된 것도 반도체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과감한 투자를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다각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도 자국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대만·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가 반도체 산업을 지원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불황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및 첨단 제품 수요 증가, 공정 및 장비 리드 타임 등으로 잠시 호황을 누리고 있을 뿐이다. 과거 하이닉스 주주들은 완전 감자를 당했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이 늦어 어려움을 겪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환율 급등과 물가 상승, 그리고 경기 침체로 거시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수출과 법인세 납부가 우리 경제를 정상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다. 삼전노조는 근시안적 논리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에서 노사가 상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 노사가 대등한 수단을 가져야 서로 존중하고 상생할 수 있다. 정부는 각종 규제와 노조 특권을 배제하고 노란봉투법을 폐기해 노사 상생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