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부터 ‘인 더 뱀부 포레스트’
박다울 “치유·휴식 그리며 작업”
강효형 “섬세한 호흡 질감 완성”
“대나무의 여러 질감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박다울·사진 왼쪽)
“대나무 숲에서 숨을 쉬고 새로운 시작을 느끼기를 바랍니다.”(강효형·오른쪽)
‘K발레’ 선구자 강효형이 안무를 맡고, ‘국악계의 이단아’ 박다울이 음악감독으로 협업한 서울시발레단의 ‘인 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는 국악과 한국적 미학을 머금은 컨템퍼러리 발레다. 강 안무가가 국립발레단이 아닌 다른 단체와 호흡을 맞추는 첫 전막 작품이자 박 음악감독의 첫 발레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 안무가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스튜디오에서 “대나무 숲을 걸으면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굳건하면서도 유연한 에너지를 동시에 지닌 대나무는 매력적인 소재”라고 소개했다. 그는 작품의 서사에 대해 “현대사회에서 혼란을 겪는 인물이 대나무 숲에 들어가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동화되며, 그 안에서 비움과 뿌리내림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어나가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총 6장과 프롤로그로 구성된 이 작품은 한 인물의 내면 여정을 대나무의 생태와 겹쳐 그려낸다.
특히 강 안무가가 강조한 것은 ‘호흡’이었다. 그는 “발레 무용수들은 기본적으로 호흡을 끌어올리는 ‘풀 업(Pull-up)’이 몸에 배어 있지만, 제 안무 스타일은 그 호흡을 놓고 풀어버려야 한다”며 “하체는 강인함을 유지하면서도 상체만 유연하게 풀어내는 절묘하고 섬세한 호흡의 질감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발레의 문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 요구는 무용수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박 감독은 “대나무 숲의 치유와 휴식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60분이란 시간 안에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거문고를 중심으로 가야금, 대금 등 국악기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양악기를 결합한 7곡의 신작을 작곡했다. 대나무 숲의 느낌을 주기 위해 타악과 목소리도 들어갔다. 발레 음악을 처음 맡은 것에 대해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음악이 따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조화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에서는 정교한 발레 테크닉을 바탕으로 강렬하면서도 유연한 무용수들의 동작과 소리, 의상과 소품까지 조화를 이뤘다. 특히 여성 무용수들이 죽대와 함께 대나무의 단단하면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을 표현한 2장에서는 관객들이 마치 대나무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무용수들의 호흡이 ‘후’ 하고 들리는 ‘비움’을 주제로 한 3장에서는 관객들도 함께 숨을 비워내도록 유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인 더 뱀부 포레스트’는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을 맞는다.
박세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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