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 돌아온 늑대 ‘늑구’. 뉴시스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 돌아온 늑대 ‘늑구’. 뉴시스

탈출사건뒤 낡은 시설 개선

감옥형서 동물복지형으로

광주=김대우·대전=김창희·대구=박천학·부산=이승륜 기자

지난달 대전오월드에서 발생한 늑대 ‘늑구’ 탈출 사고를 계기로 전국 동물원이 노후 시설 개선과 동물 복지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화된 감옥형 사육장을 철거해 동물복지형 시설로 탈바꿈시키는가 하면, 시설이 열악한 민간 동물원을 공립 동물원으로 전환해 시민 친화형 동물원으로 변신을 꾀하는 등 ‘제2 늑구 사태’ 방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국가 거점 동물원인 광주 우치동물원은 동물 탈출 방지를 위해 매년 6차례 안전관리 점검으로 노후 시설을 보수·보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감옥형 시설인 수달사와 천연기념물 보존관을 아예 철거하고 동물복지형 시설로 전환했다. 5년간 방치됐던 파충류 사육장에 동물행복복지센터를 구축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시설 개선에 더해 사육사가 직접 해설사로 참여하는 관람 서비스 강화를 통해 올해 1분기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로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늑구 탈출 사고가 발생한 대전오월드는 현재 동물원 운영을 중단하고 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시설 정밀 안전점검과 운영체계 재정비, 동물탈출 대비 전담팀 운영 등 후속 조치를 거쳐 조만간 재개장할 예정이다.

시설 노후화와 동물권 침해 논란을 빚은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은 2028년쯤 지역 내 수성구 대구대공원 동물원으로 이전한다. 1970년대 조성된 이 동물원은 신라시대 사적지 내에 있어 시설 개보수에 제약을 받아왔다. 동물원 관계자는 “그간 사육장이 비좁고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앞으로 대구대공원 동물원으로 이전할 경우, 기존보다 부지가 약 10배, 방사장은 5.7배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478억 원을 들여 민간 동물원 ‘더파크 동물원’을 인수해 공립 동물원 전환을 추진 중이다.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자연 서식지형 동물원을 조성해 내년 상반기 중 임시 개장한다는 목표다. 지역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원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그간 예산 부족으로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했다”며 “제2의 늑구 사태를 막으려면 과감한 예산 투자를 통해 시설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동물 탈출 재발을 막고 안전관리·동물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이날 공영 동물원 협의체를 가동하고 동물원 허가제 조기 안착 등을 논의한다.

김대우 기자, 김창희 기자, 박천학 기자,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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