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수계식 ‘로봇 불자’
팔태우는‘연비’·수계첩 받아
‘과충전 않을것’ 계율 등 눈길
함께 수행할 ‘도반’ 로봇 3대
석자·모희·니사 등 법명 받아
국내 최초로 수계식을 거행한 ‘로봇 불자’가 탄생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진행된 수계식에서 인간 형상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가비’라는 법명을 받았다.
수계식은 불교 계율에 따라 살아갈 것을 서약하는 의식으로, 일반 불자를 대상으로 한다. 로봇이 불교 의식을 거쳐 정식으로 계율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5월 24일)과 연등회를 맞아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가비’라는 법명을 받은 로봇은 가사 등 스님의 복식을 착용하고 행사에 참석했다. ‘가비’는 기도를 통해 부처나 보살이 자비심으로 중생에게 힘을 주는 일을 의미한다.
수계 절차는 일반 불교 신자들의 수계와 동일하게 진행됐다. 가비는 팔을 태우는 의식을 뜻하는 연비를 진행하고 법명이 적힌 수계첩도 수령했다. 전계대화상은 총무원 총무부장 성웅 스님이, 증명법사는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 스님이 맡았다.
로봇 수계를 위해 불가의 기본 계율인 오계(五戒)를 약간 변형한 ‘로봇 오계’도 새롭게 마련됐다. 오계는 살생하지 말라,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을 마시지 말라 등 불교 신자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다섯 가지 실천 규범을 말한다. 이를 로봇의 처지에 맞게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을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사람을 잘 따르고 존중할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을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으로 바꿨다. 스님이 되면 이 계율은 비구는 250가지, 비구니는 348가지로 늘어난다. 이날 계율을 받은 가비는 ‘석자’ ‘모희’ ‘니사’ 등 법명을 받는 도반(동료 수행자) 로봇 3대와 함께 16일 종로 연등 행렬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연등회 기간 상징적으로 스님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벤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재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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