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1·2월 2%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더니 3월 2.2% 반등을 시작으로 이란 전쟁의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름값 상한제에도 석유류 가격이 21% 넘게 치솟으며 물가를 밀어올렸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의 전형적인 전개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는 6일 장중 7300을 훌쩍 뛰어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 안팎 급등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과 관련, 한국은행 유상대 부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1분기 1.7% 깜짝 성장에 이어 올해 성장률도 2%를 웃돌 전망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2%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깜빡이를 켠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그림자가 짙어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쟁이 2027년까지 이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로 오를 수 있다”며 “비료 가격이 30∼40% 급등하면서 식품 가격도 3∼6%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발 비용 충격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비축유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며 5월 말이 유가 폭등의 임계점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로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마지노선인 5%를 넘어섰다.

반도체 호황으로 씨티은행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9%, JP모건은 3%까지 끌어올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지원금 등 재정 살포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1차 오일쇼크 당시 경기부양책으로 엄청난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반면 2차 오일 쇼크 때 인플레이션 방어에 주력해 경제를 안정시켰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은 인플레 방어가 최우선 과제다. 코스피 급등으로 ‘빚투’ 우려도 큰 만큼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강력한 인상 시그널을 내놓거나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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