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車노조의 ‘정반대 행보’
‘삼전·닉스’보다 분배비중 더 커
수용땐 1인당 6000만원 성과급
토요타, 일률적 지급기조 벗어나
연공서열 폐지 · 64년째 무파업
미국발(發) 관세 폭탄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노조가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평균 연봉 약 1억3000만 원의 현대차 노조는 20%가량 쪼그라든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지만, 이보다 평균 연봉이 4000만 원가량 낮은 토요타 노조는 직군·직급별로 다른 임금·상여금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률적인 임금·성과금 지급 기조를 타파한 토요타 노사의 상생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첫 7000선을 돌파하며 축배를 쏘아 올렸지만, 국내 산업계는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노조는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방침을 반영해 타결 핵심 목표로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설정했다. 특히 성과급의 경우 영업이익의 각각 15%·10%를 요구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조보다 큰 분배 비중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조3648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3조 원을 웃돌 전망이다. 노조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될 시 연봉제를 적용받는 사무직(과장급 이상)·연구직 등을 제외한 현대차 직원 5만여 명의 월급 통장에 1인당 약 6000만 원의 성과급이 꽂히게 된다.
현대차는 수십 년째 호봉제를 고수하고 있다. 성과급 역시 매월 호봉표 기반의 기본급에 개인별로 비슷한 수준의 상여금이 더해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현대차 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약 4000만∼5000만 원(통상급의 450%+1580만 원)을 성과금으로 지급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저성과자도 입사 연도만 같으면 비슷한 연봉을 받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유인이 협소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3월 18일 첫 교섭에서 임금협상을 마친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토요타는 직원 38만여 명에게 각각 다른 성과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년도 실적에 연동된 현대차와 달리 임금 일부로서의 상여금 개념으로, 회사는 올해 노조가 요구한 월급의 7.3개월분(약 3000만 원)을 그대로 수용했다.
이 같은 원만한 합의가 가능했던 이유로는 토요타가 ‘일률적인 임금·성과금 지급’ 기조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연공서열 승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임금 체계를 도입한 영향이다. 2022년부터 직군과 직급별 인상액을 달리 요구해 온 노조는 64년째 무파업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원만한 노사 합의에 힘입어 지난해 전 세계 판매 대수가 1047만 대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미국발 관세라는 동일한 위기 속에서도 토요타와 현대차가 엇갈린 실적이 나타난 건 강성 노조의 유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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